美 안보보좌관 "한국·유럽서 미군 감축 의향 없다"

입력
2021.08.18 07:03
설리번 보좌관, 백악관 기자회견 질문에 답변
바이든 '국익 없는 전쟁 안 한다' 발언 보충 설명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국이나 유럽에 주둔한 미군을 감축할 생각이 없다고 확인했다. 그는 또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과 접촉해 현지 미국인과 동맹ㆍ우방국 관계자를 안전하게 철수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의 국익이 아닌 다른 나라 분쟁에서 주둔하며 싸우는 과거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하루 전 아프간 사태 관련 바이든 대통령 기자회견 발언에 한국도 포함되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받았다. 이에 설리번 보좌관은 “대통령은 그가 반복적으로 말해온 것처럼 한국이나 유럽으로부터 우리 군대를 감축할 의향을 갖고 있지 않다”라고 답했다. 이들 지역은 미군의 아프간 주둔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상황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의 ‘국익 없는 전쟁은 안 한다’라는 사실상 미국 우선주의 발언이 나온 뒤 미국의 동맹전략에도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설리번 보좌관의 발언은 이를 일축한 것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아프간 내 철수작전과 관련, “탈레반은 민간인들이 (카불) 공항까지 안전하게 통행하는 것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우리에게 알려 왔다”며 “우리는 그들이 이 약속을 지킬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15일 아프간 정권이 탈레반에 항복한 뒤 탈레반이 카불을 접수하면서 미국대사관이 폐쇄되고 미국인과 아프간 주민 철수 작전이 시작됐다. 현지에서는 하루에 5,000~9,000명을 철수시키고 있고 현재 아프간에는 스스로 미국인이라고 밝힌 1만1,000명이 남아 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탈레반의 아프간 합법 통치 인정 여부와 관련, 설리번 보좌관은 “궁극적으로는 그들이 누구이고 어떻게 일을 진행할지 세계에 보여주는 것은 탈레반에 달린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합법 통치를 인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국제 인권 기준 준수와 관련해 탈레반의 기록은 좋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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