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36)씨는 최근 구내염이 생겼다. 잦은 야근으로 그러려니 했지만 평소 1주일 이내에 사라지던 구내염이 3주 이상 지속됐다. 하얗게 염증이 올라와 신경이 쓰이고 밥을 먹거나 음료를 마실 때도 불편했다. 병원을 찾았더니 ‘구강암 전 단계’ 진단을 받았다.
구강암은 입안에 생기는 모든 암을 말한다. 발생 부위는 입천장, 잇몸 뼈, 볼 점막, 혀, 혀 아래 바닥, 어금니 뒤 삼각 부위 등 다양하다. 이 중 가장 흔한 것은 혀에 생기는 설암으로 최근 20~30대 젊은 층에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박기남 순천향대 부천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설암을 비롯한 구강암의 대표적인 위험 인자는 흡연이고, 음주 바이러스 감염 등도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했다.
흡연자에게서 구강암이 생길 확률이 5~10배 정도 높다. 음주는 흡연과 함께 발생 확률을 높이며, 이 밖에 불량한 영양 상태, 구강 위생 등도 원인이다. 여성보다 남성의 발생률이 80% 더 높다.
박기남 교수는 “구내염은 대부분 1주일 이내에 자연 회복되는 반면, 구강암은 3주 이상 입안 궤양과 통증을 동반한다”며 “3주 이상 통증과 병변이 지속되고, 병변을 만졌을 때 단단하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구강암의 또 다른 증상은 구강 점막과 혀가 하얀색 또는 붉은색으로 변색되면서 두꺼워지는 현상, 목에 만져지는 혹, 삼킴 곤란 등이다. 종종 잇몸 뼈 점막에서 발생한 암이거나 볼 점막, 설암이 치아 주변으로 확장되면 치아가 흔들리는 증상이 있을 수 있다.
구강암의 치료법은 종양 위치와 범위에 따라 정해진다. 수술로 암과 주변 정상조직을 넓게 제거하며, 목의 림프절에 전이됐다면 이를 함께 제거한다. 암이 3~4기까지 진행됐다면 수술 후 방사선 치료나 항암방사선 동시 요법을 시행한다.
박기남 교수는 “구강은 먹고 말하는 기능적인 측면이 커서 환자가 예후를 두려워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러나 구강암이 위ㆍ아래 턱뼈를 침범해 얼굴 뼈를 같이 제거해야 할 때가 아니면 얼굴 모양이 크게 이상해지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필요하면 몸의 다른 부위에서 피부, 근육, 뼈 등 조직을 떼어 이식하는 재건술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따라서 구강암 의심 증상이 있다면 즉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