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결렬' 금호타이어 노조 광주공장 점거 농성... 사측, 즉각 중단 요구

입력
2021.08.17 16:20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은 17일 2021년도 임단협 결렬에 반발해 광주공장 내 크릴룸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전국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 류관중 수석부지회장은 이날 오전 6시30분쯤 광주공장 점거농성을 통해 "임단협에 대한 사측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 극한투쟁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크릴룸은 타이어 생산 공정의 초기 단계인 압연 공정을 하는 곳으로, 가동이 되지 않으면 전체 공정에 영행을 미치는 곳이다.

노조 측은 "사측이 임단협 부결 이후 보름이 지나도록 어떠한 입장 변화도 없다"며 "사측의 시간끌기식 불성실한 교섭태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사측이 임금교섭 수정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생산중단 타격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사측이 농성장에 일반직을 투입하거나 경찰병력을 투입한다면 쟁위대책위를 소집해 전면 파업투쟁을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노조는 "임금협상 간사합의안에 담긴 '광주공장 이전시 공장의 규모와 이후 로드맵'까지 보류하고 공장이전은 인력운용에 따른 총고용과 설비제원 등에 관한 노사합의 없이는 진행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 대표지회장은 14일부터 서울 본사에서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회사측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조합은 불법 점거농성을 즉시 중단하고 대화를 통해 간극을 좁혀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회사의 경영 환경과 실정을 외면한 불법행위는 갈등과 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뿐"이라며 "점거농성 중단은 금호타이어에 애정을 갖은 지역민들의 바람이자, 최소한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지난달 25일 △임금 동결 △국내공장 고용안정 및 미래비전 △광주공장 이전 △우리사주 분배(사측 250억 원 출연) △하계 휴가비 인상(20만 원) 등을 임단협 잠정 합의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노조 찬반투표서 51.6% 반대로 부결했다. 이후 11일 제15차 본교섭을 재개했지만 서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결렬됐으며 14일 노사 대표에서도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쟁점은 중국 더블스타 매각 과정에서 반납한 상여금 환원기준 설정과 우리사주 일시 출연 등이다.

사측은 당시 상여금 반납은 노사가 합의한 사안이고 2020년 단체교섭 통상임금 인상분 적용과 차입금 상환, 통상임금·근로자 지위확인 소송, 미국 정부의 반덤핑 관세 부과가 확실시됨에 따라 재정 부담 악화로 추가 지급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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