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이달말부터 다음달까지 전국에서 리사이틀을 개최한다. 야나체크와 라벨 등 인상주의 작곡가의 곡들과 쇼팽의 스케르초를 들려줄 예정이다.
17일 클래식 공연 기획사 크레디아에 따르면 조성진은 31일 부산(부산시민회관)을 시작으로 다음달 2일 인천(아트센터인천), 5일 대구(수성아트피아), 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독주회를 연다.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이번 공연 프로그램은 체코 작곡가 야나체크의 피아노 소나타(1.X.1905)로 시작한다. 곡 제목인 '1.X.1905'은 1905년 10월 1일 합스부르크의 통치를 받던 체코에서 일어난 비극을 뜻한다. 당시 체코인들은 지배국에 대항하는 집회를 여는 과정에서 수십명이 목숨을 잃었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걸작을 소개하고 싶다"는 조성진의 포부가 반영된 선곡으로 보인다.
이어 연주 되는 라벨의 '밤의 가스파르'는 프랑스 인상주의 작곡가 라벨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다. '물의 요정' '교수대' '스카르보' 3개의 곡으로 구성된 가스파르는 물과 요정에 관한 동화같은 악상을 전개한다. 특히 '스카르보'의 경우 피아노곡 통틀어 가장 고난도 기교가 요구되는 곡으로 꼽힌다.
2부 공연은 리사이틀의 메인으로, 스케르초 전곡(1~4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27일 도이치 그라모폰을 통해 발매할 신보에 수록된 곡이기도 하다. 2015년 쇼팽 콩쿠르를 우승한 조성진은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쇼팽 스케르초를 연주한 것으로 전해진다. 스승인 신수정 교수와 정명훈 지휘자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이 곡을 쳤고, 쇼팽 대회 때 심사위원이었던 거장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조성진의 음악성을 높이 평가한 것도 스케르초 2번 덕분이었다. 음악에서 농담이나 해학 등으로 번역되는 스케르초는 통상 빠르고 경쾌하며, 풍부한 선율 변화를 담은 곡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