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인터뷰] '보이스4' 마진원 작가 "최소 시즌5까지 마무리하고파"

입력
2021.08.17 18:14

'보이스' 시리즈를 집필한 마진원 작가가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과 큰 사랑을 받았던 비결을 밝혔다.

최근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보이스4' 마진원 작가는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며 시즌제 드라마에 대한 고민과 시청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보이스4'는 범죄 현장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112 신고센터 대원들의 치열한 기록을 그린 소리 추격 스릴러다.

'보이스'가 사랑받는 비결은 진정성 때문

'보이스'는 2017년 첫 방송한 이후 벌써 4년째 매 시즌을 선보이는 중이다. '보이스'가 꾸준히 사랑받는 비결은 무엇일까. 마진원 작가가 꼽은 이유는 '진정성'이다. 이를 두고 마진원 작가는 "확실히 '보이스' 시즌1을 시작할 때보다 스릴러 장르들이 다양해지고 수준도 높아졌다. 그럼에도 (타 작품들과) 차별점, 사랑받는 비결을 고민해 보자면 '보이스'는 사람 구하는 이야기라는 진정성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찰드라마로는 드물게 여성 주인공의 독보적인 서사를 담았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큰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답변이다.


실제 사건 모티브, 자극적이지 않도록 고심

스릴러 장르의 가장 큰 무기인 긴장감 역시 오래 사랑받는 이유였다. 정해진 시간 안에 피해자를 구하고 범인을 검거해야 하는 타임락 장치, 급박함 그리고 그것들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골든타임' 자체만으로 장르적 재미가 고조됐다. 마 작가는 출연 배우의 말을 빗대 "'보이스'는 피해자들이 처한 위기가 나한테도 올 수 있다는 불안과 두려움을 들게 하는 반면 그런 상황이 되면 누군가가 나를 도와줄 것이라는 믿음과 희망을 갖게 해주는 판타지 요소가 있다"고 표현했다.

이 과정에는 매 시즌 새로운 '보이스'를 만들어내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있었다. 실제로 '보이스' 연출을 맡은 모든 감독들은 마 작가에게 입을 모아 '이렇게 찍기 어려운 드라마는 처음이다, 찍어도 찍어도 끝이 안 난다'고 이야기했다는 후문이다.

'보이스' 시즌4을 두고 마 작가의 최대 고민은 "어떻게 시청자분들의 상처를 건드리지 않고 가족 범죄의 위험함을 전달할 수 있을까"였다. 이는 매 시즌 항상 갖는 고민이다. 피해자가 있기 때문에 불편한 소재가 되거나 자극적으로 아픔만 건드리는 드라마가 되지 않기 위한 우려가 있었다.

극중 실제 사건들을 떠올리게 하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현실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은 적도 있냐는 질문에 마 작가는 "'보이스'의 에피소드는 현실 범죄의 위험성과 경각심을 적합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주로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얻고 각종 기사와 경찰청의 자료 역시 참고해 완성도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가족 간 폭력, 작가로서 꼭 쓰고 싶었던 소재

아울러 작품에서는 매 시즌마다 강력한 빌런이 등장한다. 이번 빌런은 다중인격이라는 설정을 갖고 있다. 서커스맨의 탄생 배경에 대해 "시즌3이 끝나고 작가로서 가족 간 폭력, 아동학대 등 우리 주변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면서도 쉬쉬하는 범죄를 꼭 써야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가족 범죄의 폐쇄성과 우리 사회의 무관심 때문에 누군가를 구조할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우리 모두가 위험해질 수 있음을, 아동학대를 막는 방법은 주변의 관심임을 보여주려는 의도를 담은 설정"이라 설명했다.

'보이스'가 기존 방영 채널인 OCN에서 tvN으로 옮겨오면서 대중적인 작업 역시 필요했다. 마 작가가 시즌 중 가장 많은 수정을 했던 이유 중 하나다. 대본을 집필하는 중에 방영 채널이 변경됐고 수위를 낮춰야 하는 노력이 수반됐다.

이를 두고 마 작가는 "보다 넓은 시청층을 타깃으로 하는 채널이다 보니 대중적인 취향을 가진 분들도 무리 없이 시청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심의팀에서 의견을 보내주셨을 때 채널의 변화가 피부로 와 닿았다"면서 "초반엔 채널을 착각한 시청자분들이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 '보이스'의 대중성을 위해 채널을 바꾼 것이라 들었고 이러한 여러 시도가 결국 경험치가 돼 '보이스'의 장기 시즌제 발판이 되거나 혹은 다른 시즌제 드라마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이하나 없었다면 '보이스' 없었을 것, 큰 박수 쳐주고픈 배우

배우들의 호연이 있기에 더욱 완성도 높게 그려진 '보이스'다. 마 작가가 바라본 배우들의 강점은 무엇이 있을까. 가장 먼저 마 작가는 이하나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강권주(이하나)는 자타 공인 '보이스'의 중심이다. 이하나는 목이 쉴 정도로 완벽하게 촬영을 끝마칠 뿐 아니라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을 때도 권주로서 촬영장을 아우른다. 그 밖에 피해자를 대하는 진정성, 다른 인물들의 서사까지 품는 포용성, 강단 있는 연기와 진지함까지 이하나의 장점은 끝이 없다. 참 맑고 따스하다. 보이스 프로파일러로서 갖춰야 할 모든 성향을 담고 있기에 이하나가 없었다면 아마 '보이스'도 없었을 것"이라 말했다.

이어 "이번 시즌은 악역까지 연기해야 해서 부담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하나라면 주인공의 선함을 훼손하지 않고 완벽히 다른 인물을 만들어 낼 거란 믿음이 들었다. 선역과 악역을 동시에 연기하면서 큰 고충이 있었을 텐데 내색 하나 없이 꿋꿋하게 '보이스'를 이끌어간 이하나에 대해 참으로 고맙고 대단하다고 큰 박수를 쳐주고 싶다"고 전했다.

새로운 주연인 송승헌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마 작가는 송승헌이 데릭 조를 맡아 중심을 잡아줬다며 "그가 흔쾌히 출연해 준다고 할 때 진심으로 기뻤다. 대본 한 줄, 한 줄 날카롭게 분석하며 작가와 대화를 나누고 집요하게 고민해 훌륭하게 연기했다. 또한 월드 스타답지 않은 소탈함과 배려심, 유머감각도 뛰어나 큰 형님 같은 배우였다. 시즌 초반 이전 주인공을 그리워하는 시청자들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힘든 티 내지 않고 오히려 작가와 감독에게 기운을 북돋아줬다"면서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마 작가에게 '보이스'는 어떤 의미로 남을까. 이에 "작가 입장에서 너무나도 의미있고 감사하다. 인생에서 평생 잊지 못할 의미가 될 것 같다. 물론 '보이스'를 최소한 시즌5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른 시즌제 드라마에도 도전하고 싶다. 시즌제는 정말로 팀워크다. 기존의 팀과 새로운 팀들이 만나고 그 시너지가 화면 안과 밖에서 살아있어야 성공적인 작품이 된다고 본다. 화목하고 행복했던 '보이스' 시즌4는 정말 성공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보이스'는 우리 인생의 골든타임,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는 그 순간의 용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때론 타협하고 외면하고 싶을지라도 마지막까지 지켜내야 하는 가치, 그것을 지키고자 용기 낸 순간들이 모여 우리 인생뿐 아니라 사회의 골든타임 역시 지켜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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