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근육은 좌우 약 320쌍, 640개다. 근육은 작은 장기에서부터 가장 큰 엉덩이 근육(대둔근)까지 몸 전체에 분포하고, 뼈와 근섬유로 연결돼 체형을 잡아주고 움직일 수 있게 한다. 0.1mm의 정밀함으로 과녁에 화살을 쏘고, 0.1초의 타이밍으로 몸을 도약시켜 공을 네트 너머로 보내고, 체중의 두 배가 넘는 바벨을 들어올리게 하는 것도 근과 골격이다. 올림픽은 근골격계의 특화된 성능을 겨루는 무대다.
미인대회는 몸의 아름다움을 겨루는 무대다. 거기에는 근골격계 외에 몸의 외피와 외피를 지탱하는 지방과 수분, 모발과 눈동자의 색 유전자까지 인체의 모든 구성요소들이 복합적으로 개입하는, 보다 고차원적 경연이다. 다만 몸의 아름다움은 근골격의 기량과 달리 평가 기준이 불분명해서 집단적·사적 편견이 개입하게 마련이다. 남성 독무대였던 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스포츠 대회가 여성에게 문을 연 것과 달리, 대다수 미인대회가 여전히 여성으로만 진행돼 온 사실은, 그것이 성적 대상화 및 차별이라는 비판의 상징적이고도 타당한 근거다.
한편 보디빌딩은 근육의 부피(bulk)와 윤곽의 선명함(definition)을 겨루는 장르다. 선수들은 물리적 자극을 통해 특정 부위 근세포의 섬유화(동화작용)를 촉진함으로써, 부위별 근육의 크기와 형체를 다듬는다. 보디빌딩은 아름다움의 경연이기도 해서, 근육 크기 위주의 클래식대회 경향에서 탈피해 균형과 섬세함 등을 더 중시하는 스포츠 부문, 피지크 부문 등이 잇달아 신설되고 있다. 물론 여성 보디빌딩 대회도 있다.
전 세계를 돌며 기발한 도전으로 인기를 끈 호주 코미디언 해미쉬 블레이크(Hamish Blake, 1981~)가 2011년 8월 20일 미국 뉴욕주 보디빌딩 헤비급 부문에 출전해 우승했다. 키 193cm에 몸무게 105kg의 '지방질 체형'의 그는 웃기기 위해 프로 보디빌더 대회에 출전했지만, 단독 출전의 행운 덕에 우승자 퍼포먼스를 코미디 무대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