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댐이 '가뭄 경계' 단계에 진입, 급히 금강에서 물을 끌어다 대기로 했다. 올해 장마가 유난히 짧아 생긴 현상으로 다른 지역으로 가뭄이 확산될지 주목된다.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16일 다목적댐인 보령댐이 가뭄 경계 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금강 하천수를 보령댐에 보충할 수 있는 도수로를 이날부터 가동했다. 생활·공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하루 최대 11만5,000톤의 하천수가 금강에서 보령댐으로 흘러간다. 이는 보령댐의 하루 생활·공업용수 수요량의 47%에 달한다.
댐 용수공급 조정기준에 따라 다목적댐의 용수공급량은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구분된다. 관심 단계에서는 수요량을 공급할 수 있지만, 주의 단계부터는 하천유지용수를 최대 100%까지 감량해야 한다. 하천유지용수는 하수나 폐수로 인한 하천수의 오염 등을 방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하천 유량이다. 경계 단계에서는 용수 실사용량의 20~30%를 추가로 감량하고, 심각 단계에서는 생활·공업용수까지 20% 추가 감량하게 된다.
보령댐은 지난 6월 21일에 관심 단계에 진입한 이후, 지난 12일 기준 저수율이 28%까지 떨어지면서 이날 경계 단계로 격상됨과 동시에 도수로 가동에 들어간 것이다. 이와 더불어 환경부, 보령시 등은 주요 작물 농사가 마무리되는 내달 6일부터 보령댐에서 공급하는 농업용수 실사용량의 30%를 감량하기로 했다.
유난히 짧았던 장마가 원인이다보니 보령댐 이외 경북 청도의 운문댐도 현재 주의 단계에 진입했다. 운문댐은 용수전용댐으로, 다목적댐인 보령댐과 달리 용수공급량 관리를 관심·주의·심각 등 3단계로 구분한다. 운문댐의 저수율은 지난 12일 기준 41%로, 6월 28일부터 이미 주의 단계에 진입했다.
올해 장마는 약 17일간 지속돼 역대 3번째로 짧았다. 그마저도 강수일은 9.9일로 평년(17.3일)의 절반 수준이었으며, 장마철 전국 강수량은 227.5㎜로 평년 356.7㎜에 비해 64.5% 수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