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점령하면서 사실상 승리를 선언하자 국제사회가 아프간 안보 상황에 대해 실망했다는 반응을 잇따라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 결정이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꼬집고 나섰다.
미국 폭스뉴스는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15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아프간 상황 악화에 대해 미국을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존슨 종리는 “미국의 철수 결정이 상황을 가속했다고 말하는 것은 공정하다”고 말하면서 다만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은) 여러 면에서 예고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영국이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에 책임이 없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영국의 군사 요소는 2014년에 실제로 종료됐다”고 덧붙였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아프간 위기에 대해 “급속도로 바뀌는 상황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다”며 “아프간 국민들이 현재 처한 상황에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어 캐나다가 아프간에서의 외교 활동을 중단하고 카불 주재 대사관을 폐쇄함에 따라 아프간에 있는 캐나다인들의 안전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호주에 협력한 아프간인들을 대피시키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모리슨 총리는 “우리의 초점은 우리를 도운 사람들을 계속 지원하고 호주로 데려오도록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파트너와 관련해 우리의 노력을 배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서방측의 공동 행동이 필요하다는 발언도 나왔다. 존슨 총리는 “아무도 아프가니스탄이 다시 한번 테러의 온상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서방이 (아프간) 새 정부에 접근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맞붙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조 바이든은 그가 아프간에서 일어나도록 허용한 것과 관련해 불명예 퇴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만약 자신이 계속 대통령이었다면 “아주 다르고, 훨씬 더 성공적인 철군을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