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이 배달 응용소프트웨어(앱) 요기요 인수와 함께 퀵커머스 시장 경쟁에 합류했다. 오프라인 인프라와 온라인 고객을 연결해 당일배송보다 빠른 '즉시배송 장보기' 서비스를 실현한다는 목표다. 그동안 스타트업 중심으로 성장해온 배달앱 시장에 대기업이 처음 진출하면서 시장 구도 재편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GS리테일이 인수 계약과 추가 증자로 요기요에 투자하는 금액은 총 3,000억 원이다. 연초 ‘5년간 1조 원 투자’ 계획을 세운 이후 단행한 첫 대규모 투자다.
장보기 대안 채널로 부상한 배달의민족 'B마트'와 쿠팡이츠의 '쿠팡이츠 마트'와의 경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배달의민족은 2018년 12월부터 음식 배달과는 별개로 주문 1시간 이내 생필품과 식료품을 배달하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B마트 매출이 포함된 상품매출 부문 실적은 전년 대비 약 328% 폭증한 2,187억 원에 달했다. 쿠팡이츠는 서울 송파구에서 장보기 상품을 15분 만에 배달하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테스트 중이다.
업계에선 GS리테일의 신선식품 조달 역량과 오프라인 유통망을 활용할 경우엔 퀵커머스 경쟁에서 승산은 충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쿠팡 등 전자상거래(e커머스)는 아직까지 공산품에 주력하고 있고, 배달앱도 신선식품 유통에 한계가 따라 경쟁력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GS리테일은 전국 1만6000여 개의 소매점과 60여 개 물류망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 한해 30개 물류센터를 구축한 B마트와 단순 비교해도 전국 단위로 사업을 키우기에 유리한 조건이다. B마트는 지난해 비수도권 지역인 부산·대구 지역에 진출했다가 한 달 만에 사업을 철수하는 등 서비스 확대에 난항을 겪은 바 있다.
같은 맥락에서 배달앱 퀵커머스 서비스보다 상품 종류 확대와 더불어 합리적인 가격 책정은 GS리테일의 강점으로 보인다. 여기에 GS리테일이 보유한 신선식품 소싱 역량을 더 활용하면 식자재 유통시장의 진입이나 가정간편식(HMR) 구독 서비스 등 신규 사업 확장까지 점쳐진다.
현대백화점의 '현대식품관투홈', 롯데슈퍼의 '퇴근길 1시간 배송' 서비스 등 다른 전통 유통업체와의 퀵커머스 사업과 비교해도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GS리테일은 요기요가 보유한 고객과 플랫폼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업계 2위 요기요의 시장점유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음식 배달 서비스의 경쟁력을 회복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배달앱 관계자는 "쿠팡이츠 등 후발주자들의 성장세가 워낙 가팔라 요기요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존 사업인 음식 배달 부분에서도 기존과 다른 차별화 전략을 고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