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16만명 확진된 미국.... 다시 신규감염 세계 1위

입력
2021.08.1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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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확진자 수 29만 명... 곧 1월 수준 근접
백신 못 맞는 아동 확진자도 역대 최고 
확산세 심한 남부에서 백신·마스크 거부해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올 1월 대유행 수준에 근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 사례가 확인된 것은 물론,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어린이들의 감염도 증가해 치명적이다. 다음 달 개학을 앞두고 확실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델타 변이 확산세가 심한 남부 지역에서 백신 접종과 마스크 착용에 대한 거부감이 커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 존스홉킨스대 자료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기준 미국의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 수는 16만6,000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지난 1월 대유행 당시의 22만 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14일 신규 확진자 수가 29만 명에 달해 감염 규모가 곧 1월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각각 2, 3위를 기록한 이란(4만 명)과 인도(3만7,000명)를 4배 이상 앞섰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남부 지역의 델타 변이 확산세가 한 달째 잡히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인구 대비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루이지애나주(州)는 병상 부족으로 환자를 이웃 텍사스주로 보내고 있고, 그 뒤를 잇는 플로리다주 역시 지난주 동안 15만 명이 넘는 사람이 감염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미 집중치료병상의 90%가 가득 찼다”고 전했다.

설상가상으로 백신을 맞을 수도 없는 12세 미만 어린이들의 감염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12일 미국 전역에서 1,902명의 아동이 코로나19로 입원했는데, 이는 지난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샐리 고자 전미 소아과학회 회장은 “작년과 달리 아이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9월 새 학기를 앞두고 교사들의 백신 의무 접종이나 교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델타 변이 확산세가 심각한 남부 지역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의 반대 움직임이 거세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마스크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카운티에는 자금 지원을 보류할 것”이라고 선언했고,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텍사스주 대법원을 연일 비판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플로리다, 애리조나, 텍사스, 아칸소, 아이오와, 오클라호마, 사우스캐롤라이나, 유타주 등 공화당 주지사가 이끄는 주에서 공립학교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금지했다. 반면 미국 최대 교사 노조인 전미교육협회는 마스크 착용을 지지해 갈등이 폭발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