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되자 온라인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보은 인사'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경기관광공사 사장직에 황씨를 내정했다. 경기도의회는 이달 30일 황씨에 대해 정책 능력 위주의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으로, 청문 결과보고서가 채택되면 이 지사는 내달 초 황씨를 임기 3년의 사장에 임명한다.
앞서 경기관광공사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3일까지 사장 공개 모집을 했는데 총 8명이 지원해 이 가운데 4명이 면접 심사를 봤고, 면접을 통과한 3명 가운데 황씨를 이 지사가 최종 후보로 지명했다.
그러나 농민신문 기자와 맛 칼럼니스트를 거친 황씨가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맡는 것을 두고 전문성 논란이 일고 있다. 또 황 내정자가 이 지사와의 개인 친분으로 이 자리에 내정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 지사는 지난달 황씨가 운영하는 음식 관련 유튜브 방송 두 편에 출연한 적이 있다. 또 황씨는 지난달 30일 CBS 라디오 '한판 승부'에 출연해 이 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을 두고 "빈민의 삶으로 그 주변에 욕하고 거칠게 사는 사람들이 많고 거친 삶, 그런 환경 속에서 살게 되면 그런 말을 자연스럽게 집어넣게 돼 있다"며 이해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경기도민 청원 게시판에 황 내정자의 사장 내정을 취소해달라는 글을 올린 한 게시자는 "황교익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은 낙하산 인사, 측근 챙겨주기"라면서 "황씨의 경력 사항을 살펴보면 단지 기자 경력만이 전부일 뿐 관광공사를 이끌어나가기 위한 자질은 무엇 하나 확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캠프 측 김효은 대변인은 "전문성을 무시한 전형적인 '사적 임용'"이라며 "사장 자격 조건인 '관광 마케팅·개발의 전문성과 경영자로서의 자질과 품성'을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황교익씨는 정치적으로도 이재명 도지사에 대한 옹호 행보를 해 왔다"면서 "경기도청에 이어 경기도 공공기관이 '도청캠프 분점'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측 김병민 대변인은 "이 지사의 황교익씨 내정은 '내 사람이 먼저다'라는 미래 국정의 인사 철학이 고스란히 묻어나 있다"며 "현 정부의 국정 실패를 그대로 답습하는 문제를 넘어 선거 중에 지사직을 본인 정치에 활용하는 일이기에 더 문제가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또 "관련 직에 관한 전문성 여부는 차치하고, 말에 관한 각종 구설수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인사의 내정 이유는 더욱이 분명하지 않다"며 "이제라도 이 지사가 사심 충만한 '지사찬스' 유혹에서 속히 벗어나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