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튜플 보기.’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는 생소한 단어다. 기준타수보다 1오버파인 ‘보기’, 2오버파인 ‘더블 보기’, 3오버파인 ‘트리플 보기’, 4오버파인 ‘쿼드러플 보기’, 그 다음 5오버파가 ‘퀸튜플 보기’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시즌 7승에 도전하는 '대세' 박민지(23)가 파5홀에서 규정 위반으로 ‘퀸튜플 보기’ 일명 ‘양파’를 범하며 무너졌다.
박민지는 13일 경기 포천 대유몽베르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리는 KLPGA 투어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 1라운드에서 3오버파를 기록하며 90위권으로 밀려났다. 지난 2019년, 2020년 대회 챔피언으로서 3연패이자 시즌 7승을 도전하는 박민지로서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스코어다.
아웃코스 10번홀부터 경기를 시작한 박민지는 전반 9홀에서 1오버파를 기록하며 부진했으나, 후반 1번 2번 3번홀 연속 버디로 2언더파를 기록하며 상위권 진출을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파5인 6번홀에서 박민지에게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티샷을 페어웨이로 잘 보낸 박민지는 세컨샷을 그린 왼쪽 숲 쪽으로 보냈다. 박민지는 공이 벌칙구역(OB)으로 갔다고 판단해 프로비저널볼(잠정구)를 쳤다.
그러나 원구를 찾았다는 캐디의 말에 박민지는 잠정구를 집어들고 원구로 세번째 샷만에 그린 위에 올렸다. 하지만 이후부터 상황은 급반전했다. 무려 5개의 벌타가 쏟아진 것이다.
박민지는 잠정구를 치기 전에 먼저 동반자들에게 프로비저널볼 플레이를 선언했어야 했다. 잠정구를 칠 때 명확한 의사 표시를 하지 않으면 1벌타가 부과된다. 또 잠정구 선언을 하지 않고 쳤기 때문에 박민지는 원구를 찾아도 그 공을 쳐서는 안됐다. 오구플레이로 이번엔 2벌타가 주어졌다. 여기에 잠정구 선언을 하지 않고 친 공이 ‘인 플레이’ 상태인데 마크를 하지 않고 공을 집어 들었기에 또 1벌타가 부과됐다.
박민지는 집어 들었던 공(잠정구)을 제자리로 놓고 다시 쳐 그린에 올렸지만, 8번 만에 그린에 올린 것으로 계산됐고 투 퍼트로 홀아웃, 무려 10타를 적어냈다. 박민지는 다음 홀인 7번홀에서도 보기를 기록하며 크게 흔들렸으나 마지막 9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2라운드를 기약했다.
올해 KLPGA 투어에 데뷔한 지수진(24)은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쓸어 담아 7언더파 65타로 선두로 올라섰다. 조아연(21)과 현세린(20)이 6언더파 66타를 쳐 지수진을 1타차로 추격했다. 신인 홍정민(19)과 장타자 김지영(24)이 5언더파 67타로 뒤를 이었다.
한편,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제64회 KPGA 선수권 2라운드에서는 박준원(35)이 이틀 합계 12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나서면서 7년 만의 우승에 박차를 가했다.
박준원은 이날 경남 양산의 에이원CC(파70)에서 계속된 대회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아 7언더파 63타를 쳤다. 첫날 5언더파 공동 3위였던 그는 이틀 합계 12언더파 128타를 기록해 단독 선두가 됐다. 11언더파 2위 서요섭(25)과 1타 차다.
2008년 KPGA 투어에 데뷔한 박준원은 2014년 GS칼텍스 매경오픈이 유일한 국내 투어 우승이다. 2016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ISPS 한다 글로벌컵에서 에밀리아노 그리요(아르헨티나)를 연장 끝에 꺾고 깜짝 우승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