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취수원 구미 해평으로 다변화... '한가위 선물' 예감

입력
2021.08.12 16:30
환경부 구미시 대구시 '상생발전' 합의
대구시 "협정 즉시 구미에 100억원 지원"

대구의 숙원사업인 취수원 다변화사업이 '한가위 선물'이 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환경부가 구미 해평취수장 공동활용을 결정했고, 구미시가 '조건부 동의' 형식으로 화답한데 이어 대구시가 상생발전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12일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해평취수장 공동활용으로 상생의 새 시대를 열어갑시다'라는 청사진을 밝혔다. 권 시장은 "대구시는 구미시와 협정을 체결하는 즉시 해평취수장 인근 지역 주민을 위한 예산 100억원을 지원하고 농축산물 직거래 장터를 통해 인근 농가 소득 향상을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 시장은 취수장 공동활용을 위해서는 여러 부처가 공동으로 해결할 문제가 많기 때문에 이 협정은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형식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시장은 또 "구미국가산업단지 제5단지 분양 활성화를 위한 입주 업종 확대 등 구미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서도 적극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TX 구미역사 신설 지원, 상수원보호구역 등 입지 규제로 인한 해평취수장 인근 주민 재산권 침해 확대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도 약속했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하루 전인 11일 '구미시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구미시는 환경부 심의 내용과 대구경북 지역 상생 관계, 구미의 현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환경부 정책안을 신뢰하되 향후 정부의 이행 여부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주민 피해가 조금이라도 발생한다면 동의할 수 없다는 대원칙 아래 주민 재산과 권익을 보호할 것이며 실질적인 이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상수원보호구역 추가 지정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편 환경부는 지난 6월24일 각종 수질오염 사고로 먹는 물 불안이 극심한 낙동강 유역 취수원을 다변화하고자 대구시 취수량(하루 60만톤) 일부(하루 30만톤)를 구미 해평취수장에서 취수키로 결정했다.


대구는 1991년 페놀 오염 사고부터 2018년 과불화화합물 사고까지 9차례의 수질 오염사고를 겪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추석을 앞두고 코로나19로 힘든 시민들에게 맑은 물 공급이라는 선물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전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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