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가 브라질 식약위생감시국(ANVISA)으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했다고 12일 밝혔다. 인도네시아에 이어 두 번째 해외 사용승인이다.
브라질 보건당국은 셀트리온의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성인 고위험군 경증·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렉키로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검토한 자료는 렉키로나의 임상 1~3상 결과와 감마(브라질발) 및 델타(인도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전 임상 데이터 등이다.
브라질은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하루 1만 명 수준이던 신규 확진자가 지난 10일부터 3만 명대로 급격히 늘어나 치료제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브라질은 11일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3만 5,000명에 달한다. 누적 확진자는 2,021만 명, 사망자 수는 56만4,800명이다.
델타 변이로 타격을 입은 브라질과 인도네시아가 렉키로나 사용을 허용하면서 다른 국가로도 도입이 속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은 말레이시아, 멕시코,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렉키로나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사용승인이 가장 빨리 가시화되는 곳은 유럽권"이라며 "향후 동남아와 중동 쪽으로 사용승인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재 유럽에서 렉키로나는 정식 품목허가 전 사전 검토단계인 롤링 리뷰(Rolling Review) 절차가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완제의약품(DP)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해 늘어날 해외 주문량에도 대비하고 있다. 또 향후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 신규 변이에 대해 칵테일 항체 CT-P63을 개발, 변이 대응 플랫폼도 강화하고 있다. CT-P63은 현재 임상용 물질 생산 단계로, 조만간 인체 임상 1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만 감마 및 델타 변이에 대해서는 렉키로나가 아직 동물시험 유효성만 입증한 단계라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유효성 입증이 남은 과제다. 보건당국은 인체 치료 효과를 최종 확인하기 위해 셀트리온의 연구데이터를 전반적으로 검토하는 한편 임상적 관찰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국가들에서 정식 품목허가 변경에 힘을 쏟기보다는 렉키로나 사용 국가를 확대하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해외에서 정식허가를 받는 것보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세를 잡는 게 더 시급한 문제"라며 "렉키로나가 필요한 국가에 물량을 하루라도 빨리 공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