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2030, BTS 보러 왔다가 '갤럭시' 공부하고 갑니다

입력
2021.08.13 04:30


'2020 도쿄올림픽'이 한창이었던 지난 6일. 도쿄의 패션과 문화 중심지로 알려진 하라주쿠 거리 한복판에 들어서자, 외형을 유리로 둘러싼 7층짜리 빌딩부터 눈에 들어왔다. 이곳 1층에선 도쿄올림픽 공식 마스코트인 '미라이토와'와 글로벌 그룹인 방탄소년단(BTS) 화보가 방문객을 맞이했다. 이곳에 마련된 오륜기 디자인의 '뽑기통' 앞에선 도쿄올림픽 기념 핀(배지)을 받기 위해 대기 행렬이 길게 늘어섰다. 올림픽 기간 도중 도쿄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5,000명 이상까지 나올 만큼, 불안한 상황이었지만 이곳은 예외로 보였다. 매장 직원은 “도쿄 외에 다른 지역에서 일부러 이곳을 찾아오는 분들도 많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도쿄의 20~30대 젊은 층은 이곳을 BTS 중심의 한류 문화도 경험하고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까지 한번에 즐기기 위한 체험 공간으로 인식하는 듯했다.


지난 2019년 3월 개장한 갤럭시 하라주쿠는 전 세계 갤럭시 쇼케이스 가운데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지하 1층부터 지상 6층까지 활용한 갤럭시 하라주쿠엔 볼거리도 다양했다. 지하 1층엔 갤럭시워치나 갤럭시버즈 프로 등 착용형(웨어러블) 제품 체험 공간을 마련했고 1층엔 새로 출시된 스마트폰이 진열됐다. 2층엔 스마트폰 액세서리 등이 전시됐고 3층엔 휴대폰 및 올림픽 역사관이 자리했다. 이어 4층에선 사진 촬영 및 신기술 체험 공간을 만나볼 수 있고, 5층엔 갤럭시 영화관이 들어섰다. 6층은 아예 BTS 팬들을 위한 전시관을 꾸렸는데, 사전 예약 없이는 입장이 어려웠다.


BTS와 갤럭시 신기술 모두 흥미로웠지만, ‘유산(legacy)’을 주제로 구성된 3층 역사관도 눈에 띄었다. 이곳엔 삼성전자 ‘최초의 휴대폰’부터 ‘최신형 스마트폰’까지 이어진 변천사가 전시됐다. 말로만 들었던 ‘벽돌폰’은 실제 벽돌 크기만 했고, 최초의 컬러폰과 학창시절 갖지 못해 한이 됐던 애니콜 ‘가로본능’ 앞에선 머릿속을 스쳐간 그 시절 추억에 발길이 멈춰섰다. 삼성전자가 올림픽 공식 파트너가 된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때부터 매 대회마다 선보였던 ‘올림픽 에디션’은 휴대폰 발전 역사를 한눈에 보여줬다. 이처럼 짜임새 있는 구성 덕분에 현지에서도 갤럭시 하라주쿠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외산폰의 무덤'으로 유명한 일본 내에서도 갤럭시 하라주쿠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인지도 향상에 톡톡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2028년 LA올림픽까지 후원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앞으로 두 차례씩 남은 하계올림픽(2024년 파리, 2028년 LA)과 동계올림픽(2022년 베이징,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에서도 갤럭시 전시관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홍보의 전진기지로 활용될 계획이다.

도쿄= 김형준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