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에 CC TV 설치해 보니… 환자ㆍ보호자 80% ‘만족’

입력
2021.08.12 11:00

수술실 폐쇄회로(CC) TV 설치 문제로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최근 한 병원에서 수술실에 CC TV를 설치한 뒤 환자ㆍ보호자가 만족스럽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의료진도 환자와의 신뢰 회복에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힘찬병원(대표원장 이수찬)이 지난 6월 12일~7월 31일 부평ㆍ목동ㆍ강북힘찬병원 의료진(의사, 수술실 및 마취과 간호사) 147명, 수술 환자 및 보호자 1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술실 CC TV 설치·운영 만족도 조사 결과(일부 복수 응답)'에서다.

힘찬병원은 지난 6월 부평점ㆍ목동점 수술실에 CC TV를 설치했고, 7월에는 강북점ㆍ창원점에도 설치하는 등 4개 지점 모든 수술실(25실)에 CC TV를 설치ㆍ운영하고 있다.

의료진의 경우 수술실에 CC TV를 설치ㆍ운영한 뒤 환자ㆍ보호자가 좋은 반응을 보여 신뢰 회복 계기가 될 것(39.5%)이라는 답을 가장 많이 했고, 뒤 이어 처음에는 의식되고 위축됐지만 차츰 괜찮아졌다(36.1%)고 답했다.

다만 수술실 CC TV 설치로 인해 위축돼 집중도가 떨어졌다(17%)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시행 전 찬성 49.7%, 반대 48.3%, 무응답 2%로 찬반 의견이 팽팽했던 의료진의 입장이 시행 후 다소 우호ㆍ긍정적으로 바뀌었다.

특히 환자ㆍ보호자는 ‘수술실 CC TV 녹화’와 ‘실시간 수술 시청’에 매우 만족했다. 수술실 CC TV 녹화에는 80.2%가 만족했다(매우 만족 26.7%, 만족 53.5%).

CC TV 녹화에 동의한 이유로는 녹화 자체만으로 믿음이 가서(61.4%)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잇따른 대리 수술 의혹으로 인한 불안감(37.6%)과 의료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서(7.9%)라는 답이 뒤를 이었다.

또 보호자가 수술 과정을 실시간 시청할 수 있는 것에도 80.4%가 만족했다(매우 만족 26.8%, 만족 53.6%). 보호자가 병원에 실시간 수술 시청을 요청하면 별도의 공간에서 환자의 수술 장면을 TV로 볼 수 있다.

보호자가 실시간 수술 시청을 신청한 이유로는 수술 장면을 직접 보면 안심할 것 같아서(69.6%), 대리 수술 등의 문제점을 확인하려고(39.3%), 기다릴 때 불안감을 덜 수 있어(3.7.5%) 등으로 답했다.

반면 보호자 가운데 실시간 수술 시청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로는 녹화ㆍ실시간 시청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믿음이 가서(61.9%), 녹화하므로 굳이 실시간 시청할 필요가 없어서(21.4%), 수술하는 것을 보기 거북해서(16.7%) 순으로 나타났다.

보호자가 수술 장면을 녹화하고 실시간 시청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ㆍ신뢰도가 높아진 것이다.

다만 관련 법ㆍ제도 개선이나 개인 정보 유출 우려 등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의료진은 수술실 CC TV 설치ㆍ운영과 관련, 수술 보조 행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 제시(60.5%), 의료계 신뢰가 회복돼 CC TV가 불필요해지는 것(48.3%), CC TV 설치를 의료기관 자율에 맡길 것(18.4%) 등을 꼽았다.

반면 환자ㆍ보호자는 수술실 CC TV 녹화와 관련, 특별히 걱정스러운 점이 없다(75.2%)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신체 노출 녹화(17.8%), 영상 노출 등 보안 문제(12.9%) 등은 걱정스럽다고 답했다.

이광원 강북힘찬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수술실 CC TV를 설치ㆍ운영한 뒤 의료진은 우려했던 것보다 덜 위축되는 것 같다”며 “무엇보다 환자ㆍ보호자가 매우 만족하므로 의사ㆍ환자 간 신뢰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