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1일(현지시간) 미국 내 모든 임신부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임신부가 코로나19에 걸릴 경우 일반인보다 중증을 앓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전염성이 높은 델타 변이로 백신 미접종 임신부 사이에서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백신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예방 접종을 늘리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라고 밝혔다. CDC는 특히 △임신 중이거나 △모유 수유 중이거나 △지금 임신하려고 하거나 △앞으로 임신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 등 12세 이상 모든 사람에게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권고했다.
CDC는 또 “임신 중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의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하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며 “임신 중 코로나19에 걸렸을 경우 우려되는 위험은 백신의 알려진 어떤 위험보다도 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코로나19 백신을 포함한 어떤 백신도 여성이나 남성에게 불임 문제를 일으킨다는 증거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CDC가 이 같은 권고를 내린 이유는 임신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임신부의 코로나19 중증질환 위험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에 걸릴 경우 유산이나 사산 위험도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현재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한 임신부 비율은 2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급증하면서 백신 접종률이 낮은 일부 주(州)에서는 코로나19에 걸린 임신부가 지난 겨울보다 늘어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백신 자체는 임신부에게 안전하다고 CDC는 밝혔다. AP통신은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한 임신 20주 이하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유산이나 사산 위험을 증가시키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월렌스키 국장도 “백신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