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1일 나란히 국회를 찾아 당심 잡기 경쟁을 벌였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재선 의원들을, 최 전 원장은 초선 의원들을 각각 만났다. 윤 전 총장은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비판하고, 최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를 북한에 빗대는 등 보수 투사의 '전투력'을 서로 과시했다.
윤 전 총장은 재선 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21대 국회처럼 다수당이 독선과 강행을 일삼는 것은 처음 봤다"며 “다수당이기 때문에 무조건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일방적으로 국회를 진행한다면, 의회주의와 민주주의 대원리에 반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어이도 없고 참담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도 했다.
지난해 민주당이 국회에서 단독으로 통과시킨 ‘임대차 3법’에 대해선 “독선과 전횡으로 법을 마구 만들어 무단으로 통과시켰다가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고 혹평했다. 윤 전 총장은 간담회에서 발언 중간중간 미리 준비한 A4용지 원고를 확인했다. 잇단 설화 논란 이후 ‘발언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자세를 취한 것이다.
최 전 원장은 초선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 나섰다. 그는 “오늘날 문재인 정부는 모든 권력을 청와대로 집중하는 '청와대 정부'다. 청와대 비서관이 ‘장관 위의 장관’이 돼 국정을 쥐락펴락하고 있다”면서 '청와대 비서실 기능 축소'를 공약했다.
문 대통령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엔 “개인적으로 자주 접촉하지 않았다. 책임자로서 실정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나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하는데, 그런 모습을 못 봤다”고 답했다.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정부’라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에 대해선 “위험한 발상”이라며 “국민의 삶을 국민이 책임져야지 정부가 왜 책임을 지느냐”고 비판했다. “이런 게 바로 북한의 시스템”이라고도 했다.
최 전 원장은 입양한 두 아들 이야기를 하다 눈물을 훔치는 등 '인간미'를 부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