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임상 3상 시험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내년 중순쯤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백신연구소 송만기 박사는 11일 TBS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관해 설명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날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임상 3상 시험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관련기사)
GBP510은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만든 백신이다. 표면항원 단백질을 체내에 투여한 뒤 면역세포를 자극해 항체 생성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송 박사는 "노바백신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GBP510 3상은 세계 두 번째로 '비교 임상'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송 박사는 "이미 허가받았던 백신과 비교해 효능을 확인하는 방식"이라며 "앞서 비교 임상을 시행한 영국 발레바 백신은 기존의 3만 명보다 훨씬 적은 4,000명 규모의 임상 실험으로도 인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GBP510의 비교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를 지정했다.
송 박사는 "최근 3상에서 백신 상용화까지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렸던 전례에 비춰 보면, 내년 중순에 승인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 전망"이라고 밝혔다.
송 박사는 또 "3상에서 개발에 실패하는 경우도 많지만, 이번 백신의 경우 중요한 지표인 중화항체 수치가 잘 나왔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중화항체는 특정 바이러스를 중화할 수 있는 항체의 양이다. 전날 식약처 발표에 따르면 GBP510은 임상 1상 중간분석에서 모든 백신 접종자에게 중화항체를 형성했으며, 완치자 혈청 패널보다 5배 이상의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다만 GBP510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송 박사는 "아직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항체 등을 측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GBP510은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와 전 부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가 이혼 전 만든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과 국제 민간기구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송 박사는 "국내 우선 배정은 물론, 오히려 글로벌 진출에 상당히 유리한 상황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