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현일 구청장 "영등포 미래, 다채로움으로 채워 나갈 것"

입력
2021.08.12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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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
50년 숙원사업 영중로 노점상 정비 마무리
예비문화도시 지정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
여의도 노후아파트 "안전·삶의 질 관점 접근"

채현일(51) 서울 영등포구청장의 첫 임기 3년은 숙원 해결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서울 자치구 최연소 단체장으로 임기 8개월 만에 영중로 노점상 정비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게 대표적이다. 그는 "영등포는 18개 동(洞)의 색깔이 모두 다르다"며 "각 색깔에 맞춰 문화와 교육, 금융, 의료 등 특유의 '다채로움'으로 영등포를 다시 채워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1970년대만 해도 영등포에서 동쪽으로 40리나 떨어진 곳에 건설되는 한강 다리에 ‘영동대교’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서울의 주축 역할을 하다가 강남 등지에 그 기능을 내준 영등포. 옛 명성 되찾기에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채 구청장을 지난달 29일 만났다.

-영중로 노점상 정비 사업은 지난 3년 임기 중 최고의 치적으로 꼽힌다.

“취임해서 보니, 많은 구민과 주변 상인의 불편이 한계치까지 와 있었다.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는 구민 청원이 큰 힘이 됐다. 노점상들이 구청장실을 5, 6차례 점거할 정도로 저항도 거셌지만, 50년간 묵은 숙제를 반드시 해결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협의체를 만들어 상인들과 100회 이상 대화를 나눴고, 그 과정을 통해 원칙과 기준을 명확하게 세웠다. 서로가 만든 기준을 통하니 물리적 충돌 없이 정비 사업을 해낼 수 있었다. 가장 복잡하던 거리를 비워서 만든 변화에 구민들의 체감 정도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간이 비움이었다면, 앞으론 채우겠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서울시 최초로 3차 예비문화도시 지정을 받았다. 제2 세종문화회관이 2025년 12월까지 완공될 예정이다. 2,000석 규모의 다목적공연장과 소공연장이 들어선다. 광화문의 세종문화회관과 서초구의 예술의전당을 잇는 서남부권 문화 거점의 상징이 될 것이다. 기존 대선제분 문화발전소 및 문래예술창작촌 등 지역의 문화를 상징하는 명소들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채로운 채움의 시작은 문화에서 출발한다.”

-여의도 아파트의 재건축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1971년 들어선 시범아파트를 비롯해 40~50년 된 아파트 16개 단지가 여의도에 몰려 있다. 안전사고 백서를 만든 단지까지 있을 정도다. 부동산 문제가 아닌 안전과 삶의 질 문제로 접근해야 할 때다.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위 의원들을 만나 지역 민심을 전달했고, 6월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조속한 해결을 요청했다. 올해 더현대서울이 들어선 것도 여의도 발전의 한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평생교육 바우처 20만 원 지급 결정 등 구민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서울 자치구 중 최초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평생교육이 중요한 문제로 부상했다. 평생교육이라고 하면 지금까지 일회성 프로그램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만큼 평생교육도 개인적 자아실현의 단계로 이어질 수 있게 해야 한다. 그 방향을 잡는 데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내린 결정이다.”

-초·중·고 교육 환경 개선도 주력하고 있다.

“취임 이후 3년간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과 환경 개선을 위해 410억 원 정도를 투입했다. 이 중 환경 개선 사업에 310억 원 정도가 들었다. 관내 초·중·고교의 통학로 개선 사업을 취임 직후부터 진행 중이고, 각종 기자재 구입과 학교도서관 리모델링 등에 이어 올해부터는 첨단미래교실 구축 사업도 펼치고 있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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