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위원장은 영장 치고, 이재용은 풀어주나" 노동계 '발끈'

입력
2021.08.09 20:5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이 결정된 9일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달 3일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위원장 구속영장이 신청된 상태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어처구니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민주노총은 논평을 통해 "(이 부회장 가석방 허가는)국정농단 몸통이요, 주범인 범죄자에 대한 단죄를 거부한 것이며 이 나라가 재발 공화국, 삼성 공화국임을 증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추락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했던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논의가 이는 시점에 국정농단 몸통은 감옥에서 풀려나는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대해 과연 누가 동의하고 공감하겠느냐"며 "민주노총은 재벌 공화국 해체, 불평등·양극화 체제의 청산을 위한 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3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8,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한 7·3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서울경찰청 7·3불법시위 수사본부는 이달 6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 등으로 양 위원장을 상대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언급했다. 한국노총은 "누가 봐도 재벌 봐주기이며 여전히 '법 위에 삼성'인 나라임을 확인시켜준 결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은 우리나라 사법 역사에 또 하나의 흑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맹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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