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노민이 '결사곡' 출연 이후 달라진 주변 반응에 대한 당혹감을 털어놓으며 각각의 캐릭터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전노민은 9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TV CHOSUN 사옥에서 진행된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2'(이하 '결사곡2') 종영 인터뷰에서 최근 자신에게 쏟아진 시청자들의 공분 섞인 반응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8일 두 번째 시즌을 마무리 한 '결사곡2'는 16.6%의 역대급 시청률을 기록하며 TV CHOSUN 드라마 역사상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이와 함께 '결사곡2'는 마지막회 말미, 시즌3를 예고하는 자막을 공개하며 막을 내려 종영 후에도 뜨거운 화제와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결사곡'에서 전노민은 이시은(전수경)의 남편으로 아내의 내조와 지원 속 대학 교수까지 됐지만 남가빈(임혜영)과 불륜을 저지른 뒤 이혼까지 감행하는 박해륜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분노유발 캐릭터로 활약했다. 박해륜은 '결사곡2'에서 결혼을 거절한 남가빈에게 이별을 통보 받고 과거 자신이 전 아내에게 했던 일들을 후회하며 눈물을 흘리는 마지막을 맞았다.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도 아내를 버린 불륜남 박해륜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낸 전노민은 사실감 넘치는 연기로 안방극장에 공분을 자아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결사곡' 최고의 욕받이 캐릭터라는 우스갯소리에 "최근에는 어딜 가나 자꾸 저를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셔서 기분이 이상하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처음 캐스팅 됐을 땐 이렇게 욕을 많이 먹을 거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임성한 작가님이 '욕 좀 먹을 거예요'라고 하길래 '먹어봤자 얼마나 먹겠어요'라고 이야기 했었는데, 대본을 받고 대사를 보고는 '꼭 이렇게까지 말을 해야 하나' 싶고 연기하기가 망설여질 정도였죠. 하하. 그래도 어설프게 연기를 하고 욕을 먹게 되면 더 지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열심히 연기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많은 욕을 먹어서 당황스럽기도 했어요. 어딜 가면 저를 바라보시는 표정이나 말투가 달라졌더라고요. 제가 제 돈 내고 밥을 먹는데도 눈칫밥을 먹게 되고요.(웃음) '내가 진짜 잘못했구나' 싶었죠. 요즘엔 '연기를 열심히 한 덕분에 그렇게 봐 주시는 것'이라고 최대한 좋게 생각 중이에요. 그런데 조금 걱정됐던 건 마지막 방송에서 나왔던 시즌3 예고 자막이었어요. '어떤 상상을 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겠다'라고 하니, '지금보다 더 센 욕을 먹게 되면 나는 이제 밖을 못 돌아다니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다면 '결사곡2' 남자 주인공들 중 전노민이 생각하는 최고의 나쁜 캐릭터는 누구였을까.
"저희(전노민 이태곤 성훈)는 셋 다 서로에게 '나쁜 놈'이라고 욕하고 있어요. 하하. 저는 개인적으로 태곤이가 극 중 가장 나쁜 놈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래도 한 여자와 불륜을 저질렀는데, 태곤이는 엄마, 아내, 다른 여자까지 손에 쥐고 저울질을 했잖아요. 그래서 제일 나쁜 인물인 것 같아요. 그런데 정작 태곤이는 저한테 '형이 제일 나쁜 놈'이라고 하더라고요.(웃음) 하지만 제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어제 방송 보니까 정말 지질하더라고요. '연기하기 힘들었겠다' 싶었죠."
그러나 자신이 연기한 박해륜 역시 좀처럼 이해하기는 어려웠다고 덧붙인 그다. 전노민은 특히 극 중 딸 박향기(전혜원)에게 자신이 행했던 일련의 행동들은 '욕이 나올 정도'였다고 솔직한 회상을 덧붙였다.
"대본을 보면서 욕 나온 적, 참 많았죠.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최근에는 남가빈의 집에 딸이 찾아왔다고 끌고 내려가 화를 내고 상록수 이야기를 하는 게 참 어이가 없더라고요. 제가 대사를 하면서도 감정이 올라오고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질 정도였죠. 너무 앞뒤가 안 맞는 행동을 많이 하니까 제가 제 대사에 분노한 적도 많았고요. 그런 면에서 박해륜을 이해하기는 많이 힘들 것 같아요. 누군가를 가르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자식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면서도 당당한 모습이 솔직히 이해하기 힘들었어요. 아마 보시는 분들도 다 저 같은 마음이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시즌3 마지막 장면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세 커플의 결혼식 장면이 공개되며 다음 시즌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감과 궁금증을 증폭시킨 가운데, 전노민이 바라는 새 시즌 박해륜의 모습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전노민은 "아시다시피 임성한 작가님은 모두가 바라는대로 글이 나오는 분이 아니시지 않나. 그러니 시즌3는 개인적으로 제가 바라는 그림보다는 시청자분들의 상상에 맡기려 한다. 다만 지금보다 조금 덜 욕을 먹을 수 있도록, 갱생의 길을 걷는 박해륜이 나오면 어떨까 하는 기대는 조금 있다"라고 답하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한편 '결사곡2'는 지난 8일 자체 최고 시청률인 16.6%를 기록하며 화제 속 종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