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재명 "文정부 부동산 실책, 관료 저항 탓... 넘어서겠다"

입력
2021.08.09 11:00
1면
[한국일보 대선주자 인터뷰]
"대선은 윤석열과 2, 3%p 박빙 승부 될 것"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높은 배경에 대해 "부동산 문제가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 원인으로 관료들의 저항을 꼽으며 자신의 장기인 '강력한 추진력'으로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대선과 관련해선 "2, 3%포인트 차로 결정되는 박빙 승부가 될 것"이라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야권의 최종 대선후보로 전망했다.

이 지사는 5일 서울 여의도의 경기도 중앙협력본부 집무실에서 진행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임기 말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배경에 대해선 "역대 대통령 중 본인이나 측근의 청렴 문제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 처음이지 않냐"고 했다. 다만 정권심판론이 정권유지론보다 높은 점에 대해선 "이전 정권에 비해 심판론의 강도는 훨씬 약하다"면서도 부동산 정책과 관료들의 저항을 제어하지 못한 점을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부동산으로 돈을 못 벌게 하라. 중산층용 장기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고 부동산 감독원을 설치하라'는 지시를 내렸지만 (관료들이) 안 하지 않았나"라며 "지시가 빨리 이행됐더라면 이렇게까지 안 됐을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를 계승·발전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강점으로는 추진력을 들었다. 그는 "방향을 정할 때는 신중하지만 일단 결정되면 신속하게 집행한다"며 "뜨뜻미지근하거나 반발이 있다고 안 하면 국민들의 실망 요소가 된다"며 속도전을 예고했다.

문재인 정부의 실책으로 꼽히는 인사와 국론 분열에 대해서도 "불가피했다"고 옹호했다. 그는 "인사를 강행함으로써 국론을 분열시켰다는 평가일 텐데, 역으로 야당이 반대하면 임명 안 하고 야당이 바라는 인물을 임명했다면 과연 잘됐겠느냐"고 반문했다.

내년 대선 구도와 관련해선 "(심판론으로) 약간 불리하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은 개인 역량으로 극복해야 이길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성남시장·경기지사 시절 입증한 정책 역량 △높은 공약이행률에 따른 신뢰 △친인척·측근 비리 없는 청렴함을 갖춘 '정권 재창출'을 위한 적임자로 강조했다.

대선의 승부처가 될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선 실거주용 주택이나 실제 업무용 부동산에 대해 금융·조세·거래 3개 분야에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투자·투기용 부동산에 대한 부담은 보다 강화하고 상위 10%에 대한 토지세 부담은 늘리겠다고 예고했다.


이성택 기자
이서희 기자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