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 네거티브 중단 선언, 실천 이어져야

입력
2021.08.0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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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8일 “실력과 정책에 대한 논쟁에 집중하고 다른 후보님들에 대해 일체의 네거티브적 언급조차 하지 않겠다”며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다. 이 지사와 치열한 경선을 치르고 있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늦었지만 환영한다”고 호응하면서 “그런 다짐이 실천으로 이어질 바란다”고 밝혔다.

‘명·낙대전’으로 불리는 두 주자 간 공방전이 과열 양상을 띠면서 당 안팎에서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두 주자가 이제라도 네거티브를 중단하고 능력과 정책 경쟁을 펼치겠다고 다짐한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 전 대표가 지적한 대로 네거티브 중단이 형식적 선언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담보돼야 한다.

민주당 경선 주자들은 지난달 28일에도 원팀 협약식을 맺고 선의의 경쟁을 약속했지만 그 효과는 며칠 가지 못했다. 원팀 협약식 도장이 채 마르기도 전에 이 지사의 음주운전 누범 의혹, 이재명-이낙연 '조폭 사진' 폭로전 등 무차별적 의혹 제기가 난무하며 막장 공방전이 이어졌다. 이 지사가 전과 기록을 공개하면서 음주운전 누범 의혹을 해소시켰으나 당 차원에서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을 두고 공방전이 벌어지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두 주자 간 이번 다짐 역시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알 수 없다. 경선전이 다시 치열해지면 도덕성 검증이란 명분하에 네거티브 유혹에 빠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하지만 두 주자 모두 그간 적잖은 정치 활동을 해오는 동안 여러 검증을 받아왔던 만큼 이제는 수권 능력과 비전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 소득 불평등과 부동산, 청년 실업 등 여러 난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두고 두 주자가 정면승부를 겨루기를 기대한다. 이는 민주당의 본선 경쟁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진흙탕 싸움 일색인 대선 정치판의 풍토를 개선하는 데도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