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본색 시리즈 등에 출연해 1980년대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홍콩 출신 스타 저우룬파(주윤발·周潤發)가 홍콩침례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간 배우로서의 업적과 홍콩 사회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주윤발은 2014년 우산혁명 때부터 홍콩의 민주화 움직임을 지지하는 행보를 이어와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홍콩 성도일보는 8일 홍콩침례대가 전날 주윤발에게 인문학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고 전했다. 알렉산더 웨이 침례대 총장은 학위를 수여하며 주윤발을 “불굴의 투지를 보여준 홍콩의 아이콘”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주 박사는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쉬지 않고 열심히 일했고, 부와 명예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며 “그의 인내와 겸손은 젊은 세대를 위한 훌륭한 롤모델이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주윤발은 “홍콩인들의 격려와 관용, 사랑에 감사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오랜 시간 중화권 대표 스타 자리를 지킨 주윤발이지만, 2014년 우산혁명으로 홍콩의 민주화 움직임이 시작된 이후 그의 인기는 홍콩 시민들 사이에서 나날이 올라가고 있다.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보며 말을 아끼기보다는 시민들의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편을 택했기 때문이다.
우산혁명이 일어났을 땐 빈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위에 앞장선 학생들이 용감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9년 송환법 반대 시위 당시에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윤발이 시위대를 상징하는 검은 옷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는 목격담이 나오며 시민들의 관심을 고조시켰다. 주윤발은 이날 학위 수여식에도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
특히 같은 시기에 활동했던 홍콩 출신 스타 청룽(성룡·成龍)의 친(親)중국 행보와 비교돼 주윤발은 더욱 박수를 받았다. 성룡은 작년 5월 홍콩 국가보안법을 지지하는 문화예술계 공동성명에 참여한데다, 지난달엔 “중국 공산당은 위대하다”며 입당을 원한다는 의사까지 드러냈기 때문이다.
주윤발의 검소한 생활도 재조명되고 있다. 그는 막대한 재산에도 평소에 지하철을 즐겨 타는 등 평범하게 생활하고, 2018년에는 자신의 전 재산인 56억 홍콩달러(약8,100억 원)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