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싸웠다" 김연경 11점 투혼… 한국 여자배구, 4위로 마무리

입력
2021.08.08 10:24
한국 세르비아에 0-3 패배



김연경(33)의 마지막 올림픽 여정이 마무리됐다. 결과는 4위로 메달 없이 마무리됐지만, 선수들은 후회 없는 모습이었다. 조별리그에서 일본, 8강에서 터키 등 한국보다 강한 팀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던 한국은 도쿄를 뒤로 하고 한국을 향한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2020 도쿄올림픽 최종일인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세르비아와 동메달 결정전에서 0-3(18-25 15-25 15-25)으로 졌다. 홀로 33점을 따낸 193cm 장신 라이트 공격수 티아나 보스코비치(24)의 공격에 당했다.

이 무대에서 쉬운 팀은 없었다. 동메달 결정전 상대 세르비아도 세계랭킹 6위로 12위인 한국보다 무려 6계단 앞서있었다. 한국은 1세트 선제점을 따내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지만, 1세트 중반까지 상대가 앞서가면 우리가 따라가는 입장이었다.

세르비아의 강력한 서브에 흔들린 한국은 1세트 18-25로 내줬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한국대표팀 감독이 보스코비치를 두고 "베스트 오브 베스트 오브 베스트 오브 베스트(최고 중의 최고 중의 최고 중의 최고)"란 표현을 쓸 정도였는데, 그는 1세트에만 무려 14점을 올리며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완벽한 공격 기회가 좀처럼 나지 않은 상황에서 장신 상대 선수들의 블로킹에 막힌 김연경은 1세트에 3득점에 그쳤다.

2세트에서도 한국은 초반 주도권을 내줬다. 보스코비치는 3-5로 한국이 뒤져있던 상황에서 강력하고 정확한 서브에이스를 꽂아 넣으며 추격을 따돌렸다. 이후 좀처럼 따라가지 못한 한국은 점수가 7-14 더블스코어까지 점수차가 벌어졌다. 보스코비치의 스파이크가 한국 선수들의 블로킹에 꾸준히 맞긴 했지만, 대부분 터치아웃으로 이어지면서 상대에 실점을 허용했다.

한국은 포기하지 않았다. 13-21로 8점 차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김연경의 서브 득점이 터지면서 분위기가 살아났다. 그러나 이후 리시브 불안과 블로킹 실패로 상대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면서 한국은 15-25로 2세트까지 내줬다. 김연경이 2세트에서 6점을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보스코비치는 2세트에도 홀로 9점을 추가했다.

3세트 초반 분위기는 한국이 가져갔다. 김연경이 2연속 득점 후 1점을 내줬지만 또 다시 김연경의 공격이 상대 코트에 꽂혔다. 이후 보스코비치의 스파이크가 김연경 양손 사이를 통과하며 그대로 아웃 돼 점수 차는 4-1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이후 또 다시 리시브 불안으로 4-4 동점을 내줬다. 5-5 상황에선 또다시 보스코비치에 서브에이스를 허용하며 주도권을 내줬다.

김연경은 13-23까지 벌어져 사실상 승부가 갈린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상대 코트에 스파이크를 꽂아 넣었지만, 승부를 뒤집진 못했다. 결국 동메달은 세르비아가 차지했다.

도쿄= 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