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설화·최재형 등장에 꺼진 컨벤션효과... 윤석열 지지율 1달 새 6%P 급락

입력
2021.08.07 04:30
검찰총장 사퇴 5개월 만에 20%대 붕괴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한 달 새 6%포인트 하락한 19%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6일 발표됐다. 해당 조사 기준으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대립각을 세우며 3월 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후 5개월간 유지해온 20%대 지지율이 무너졌다. 주 120시간 근로·부정식품·후쿠시마 원전 발언 등 잇단 설화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3∼5일 실시한 8월 1주차 여론조사 결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지지율)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는 25%, 윤 전 총장은 19%를 기록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1%,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4%로 뒤를 이었다.

7월 1주차 조사와 비교할 때 여야 경쟁주자들과 달리 윤 전 총장의 하락세가 눈에 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25%) 대비 6%포인트 하락한 반면, 여권 주자인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각각 1%포인트, 5%포인트 상승했다. 야권 주자인 최 전 원장도 2%포인트 상승했다.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 사퇴 직후인 3월 2주차 조사에서 지지율 24%를 기록하며 이 지사와 선두다툼을 벌여왔다. 6월 29일 대선 출마선언 직후인 7월 1주차 조사에선 25%까지 상승했지만 한달 만에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후 지지율 상승)가 꺼지고 있는 셈이다.

윤 전 총장 지지율 하락 배경에는 최근 잇단 설화 외에 야권 경쟁주자인 최 전 원장의 등장이 꼽힌다. 윤 전 총장은 출마 선언 이후 주 120시간 근로(7월 19일)·대구 외 지역 민란(7월 20일)·건강한 페미니즘(8월 2일) 발언으로 곤욕을 치렀다. 이번 조사 전날인 지난 2일엔 '부정식품' 발언이 알려졌고, 조사 마지막 날인 5일에는 부산일보 인터뷰를 통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능 유출이 되지 않았다"는 발언이 소개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설화 논란은 중도층 지지율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최 전 원장의 등장도 무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신중하지 못한 발언으로 중도층의 실망을 부른 데 이어 보수층에선 최 전 원장의 등장으로 선택지가 많아지면서 이탈이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한달 새 윤 전 총장에 대한 보수층 지지율은 51%에서 38%로 13%포인트 급락했다. 중도층에선 지난달 23%에서 16%로 7%포인트 하락했다.

보수층이 많은 국민의힘 지지층(60%→51%)과 대구·경북(TK) 지역(42%→35%)의 하락이 눈에 띄었다. 중도층이 많아 민심의 바로미터인 서울(28%→16%)에서의 하락세도 컸다.

4·7 재·보궐선거 직후 55%에 달했던 정권교체론도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정권교체론과 정권유지론 간 격차가 좁혀졌다. 이번 조사에서 '현 정권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정권교체론)' 응답은 47%로 '현 정권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정권유지론)' 응답(39%)보다 8%포인트 차이였다. 재보선 직후(4월 2주차)에는 정권교체론(55%)과 정권유지론(34%)의 격차가 21%포인트였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현빈 기자
강유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