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와 대선 주자 간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당의 유력 주자들인 윤석열·최재형·홍준표 예비후보가 4일 쪽방촌 방문행사에 이어 5일 예비후보 전체회의에도 불참하자 6일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당대표 선거 때 나는) 당에서 오라는 이벤트에 다 가도 선거 치르는 데 아무 문제 없었다”며 캠프 일정을 이유로 불참한 주자들을 대놓고 비판했다. 중진 의원들이 이 대표 비판에 가세하고 다른 주자들은 불만을 터뜨리는 등 내분이 확산되고 있다. 경선이 본래 시끄러운 법이지만 당대표와 후보들이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래서야 능력과 자질로서 후보를 선택하는 경선이 제대로 진행될 것인지 우려스럽다.
윤 후보와 이 대표 사이의 긴장은 윤 후보가 지난달 30일 이 대표가 지방 일정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 전격 입당한 것에서 시작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일엔 이 대표가 찾아온 윤 후보를 15분간 밖에서 기다리게 해 군기를 잡았다는 말이 나왔고, 6일 이 대표가 “윤 후보 측이 장성민 전 의원과 같이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해 배려해 준 것”이라고 지나치게 세세한 해명을 하면서 오히려 논란이 커졌다. 윤 후보 캠프 관계자들은 “제왕적 갑질 대표”라며 격앙했고, 정진석 의원은 “멸치, 고등어, 돌고래는 생장 조건이 다르다”며 유력 주자를 배려하는 게 당연하다는 뜻을 밝혔다.
지지율이 높은 후보라 하더라도 경선 룰을 공정하게 적용받고 당의 일정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윤·최·홍 후보가 연이어 당 일정에 불참한 것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러나 이 대표가 일정을 조율하거나 소통을 해서 후보들을 품지 못하는 것은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 실제로 후보의 군기를 잡으려 하거나 기싸움을 하는 것이라면 자기 정치 욕심 때문에 경선을 망치는 것이다. 지켜보는 국민들이 더 큰 실망에 빠지지 않도록 국민의힘은 갈등을 조속히 정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