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6년까지 총 2조2,000억 원을 투자해 세계 5위의 백신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mRNA 백신 개발을 두고는 "적극 지원하겠다"는 대답만 내놨다.
청와대와 정부는 5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K-글로벌 백신허브화 비전 및 전략’ 보고대회를 열고 2026년까지 2조2,0000억 원을 투자해 글로벌 백신 허브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글로벌 백신허브화 추진위원회(위원회)도 출범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내년 상반기 국산 1호 백신 개발 △2023년 상반기 mRNA 백신과 변이 대응 백신 개발 △2023년 하반기부터 프리미엄 백신 개발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백신 허브화 정책으로 현재 9위인 글로벌 백신 시장에서 2025년에는 5위까지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수급 문제가 계속 불거지는 있는 가운데 구체적 내용이 없는 공허한 말잔치라는 비난이 거세다.
이날 백신 개발과 관련된 내용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진행 중인 단백질 합성 항원 백신 개발 사업에 1,667억 원을 지원하고, 임상이 진행되면서 승인되면 720억 원 정도 선구매한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그 외엔 백신 원부자재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한·미 간 협력 확대, 미국 이외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 세계보건기구(WHO)의 글로벌 백신 기술이전 허브 참여 등의 내용이었다. 이제껏 익히 알려진 내용들이다.
관심을 모았던 화이자·모더나 같은 mRNA 백신 개발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이강호 복지부 글로벌백신허브화추진단장은 "mRNA 백신은 코로나 위기 극복 뿐 아니라 향후 신약 개발 등을 위해서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그렇기에 정부가 mRNA 기술 확보를 위해 재정적, 제도적으로 총력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해외 특허분석, 핵심 기술 자체 개발 지원 등을 거론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예산 규모나 지원 방식 등 구체적 계획은 빠졌다.
mRNA 백신 개발에만 10조 원 이상의 돈을 들인 미국과 비교해 과감한 지원책이 눈에 띄지 않는 지적에 김만수 기획재정부 혁신성장추진기획단 팀장은 "융자 프로그램, 총펀드 조성 규모 등을 감안하면 백신 허브 구축에 대한 총지원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만 답변했다.
한편, 권 장관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8월 말부터 모더나 mRNA 백신 완제품 시생산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었다. 시제품은 성능 검사를 거쳐야 하는 만큼 국내 생산분이 실제 활용되는데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