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복 입고 화투 쳐 박수받은 간호사 "할머니 퇴원하실 때 뿌듯"

입력
2021.08.05 15:00
삼육서울병원 이수련 간호사 
"보도후 연락 많이 받아... 보람도 많이 느껴
가족·지인에 부끄럽지 않은 간호사 될 것"

방호복을 입은 채 격리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와 화투를 치는 모습으로 화제가 된 이수련 삼육서울병원 간호사가 "과분한 응원에 감사드린다"며 소회를 밝혔다.

이 간호사는 5일 YTN 라디오 프로그램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사진이 화제가 되며) 전날 연락을 많이 받았다. 모두 자기 일처럼 기뻐해줘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람도 많이 느꼈다"며 "지금이 '인생에 한 번 오는 시기구나'라는 생각도 했다"고 덧붙였다.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 간호사가 93세 박모 할머니와 화투 그림 맞추기를 하는 한 장의 사진이 화제가 됐다. 박 할머니는 중증도 치매환자로 요양병원에서 생활하다 코로나19에 감염돼 지난해 이 간호사가 일하는 병원으로 이송돼 왔다. 사진도 지난해에 촬영된 것이다.

사진은 올해 대한간호협회가 공모한 '제2차 간호사 현장 수기·사진전'에 출품되기도 했다.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인데 사진을 먼저 본 누군가가 외부에 공유하면서 퍼지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관련기사)

이 간호사는 "격리되고 나서 열도 있고 기운도 없고 불안해 보이셔서 조금이라도 기운 드리고 싶어 화투 맞추기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없었냐는 질문에는 "근무할 당시(지난해) 코로나19 인식이 지금보다 안 좋았고 두렵기도 했는데 보호복을 착·탈의만 잘하면 된다고 알게 되고 나서는 괜찮았다"고 밝혔다.

이 간호사는 걱정을 많이 한 만큼 할머니가 퇴원했을 때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다만 직접 퇴원 수속을 도와드리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 할머니 이후에도 "몇 분께 색칠공부 도안을 이용해 그림치료를 하거나 가족들과의 영상통화를 돕고 성경 읽어드리기를 했다"고 말했다. 화투는 마침 할머니 짐에 들어 있어서 시도해봤던 것이다.

올해로 7년 차 간호사인 그는 앞으로 "가족들과 친구들, 동료들이 볼 때 부끄럽지 않을 만한 간호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4차 유행에 폭염으로 너무 힘든 시기인데 자기 자리에서 잘해내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겨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처럼만 하면 같이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도 전했다.

윤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