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국민의힘을 “불임 정당”이라고 비유한 것을 두고 비판이 일고 있다. 정의당은 “다른 정당을 비판한다며 쓴 그 비유는, 실제 고통을 겪는 국민들에게 상처를 주는 표현이었다”고 꼬집었다.
송 대표의 ‘불임 정당’ 발언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송 대표는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로마제국이 로마 시민들에 기초한 자영농을 바탕으로 건강한 군대를 만들었을 때는 팽창했는데, 빈부격차가 커지고 자영농이 몰락해 군대 자원이 없어지자 용병을 쓰기 시작했다”며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을 “용병”에 비유했다.
이어 송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요직을 지낸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이 국민의힘 주자로 대선 출마 선언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이 스스로 불임정당임을 자백한 꼴이 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자체 대선주자가 없는 것을 ‘불임’에 빗댄 것이다. ‘불임정당’이라는 표현은 불임과 난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사용되지 않는다.
송 대표 발언에 정치권에서는 즉각 비판이 나왔다. 정의당의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장애나 질병을 부정적인 비유로 사용해선 안 된다는 것이 최소한의 인권감수성 아닌가. 불임 운운하는 표현 역시 그 연장선상의 문제”라고 썼다. 이어 “난임과 불임은 불명예가 아니다"라면서 "국민의힘을 비판하면서 임신의 어려움을 겪는 여성의 몸을 비유 소재로 쓸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또 “표현에만 집착하지 말라는 반응도 있지만, 시민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이 공식석상에서 특정 시민을 비하하는 표현을 쓰는 일이 아무런 문제 제기도 받지 않는 세상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