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욕' 김연경 vs. '돌파' 가라이… 한국-브라질 에이스 맞대결

입력
2021.08.0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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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여제’ 김연경(33)과 브라질의 페르난다 가라이 로드리게스(35·가라이)가 올림픽 결승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대한민국 여자배구 대표팀과 브라질은 6일 오후 9시 2020도쿄올림픽 여자배구 4강전을 치른다. 이 경기 승리팀은 세르비아-미국의 4강전 승자와 8일 오후 1시 30분 결승전을, 패한 팀은 오전 9시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세계랭킹 2위 브라질은 지난달 25일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에 3-0(25-11 25-22 25-19)으로 완승하는 등 예선 5경기와 8강(러시아전)까지 6연승 중이다.

양팀의 주포 김연경과 가라이의 맞대결이 흥미롭다. 김연경은 대한민국을 9년 만에 4강으로 이끈 세계 최고의 공수 에이스고, 가라이는 키(179㎝)는 작지만 타고난 탄력과 힘으로 상대 코트를 맹폭 중이다. 지난 6월 VNL에선 ‘베스트 윙스파이커’에 선정됐다.

5일 국제배구연맹(FIVB)에 따르면, 김연경은 이번 대회 6경기에서 115점을 올리며 득점 부문 3위에 올라 있다. 공격으로 102점, 블로킹 9점, 서브 4점을 올렸다. 가라이도 92득점(7위)으로 팀내 최다 득점을 올리고 있다. 공격 효율에서는 김연경이 5위(35.02%), 가라이는 1위(41.92%)이고 공격 성공률도 김연경(47.0%)과 가라이(49.7%)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김연경은 수비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놨다. 디그 4위(세트당 2.63개)에 리시브 8위(성공률 60.94%)로 웬만한 리베로 수준의 수비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가라이 역시 디그 10위(세트당 1.86개)에 리시브 6위(성공률 67.42%)로 김연경 못지않은 만능 활약을 펼치고 있다.

문제는 브라질엔 가라이 외에도 공격 옵션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가브리엘라 브라가 귀마레즈(27ㆍ가비)가 84점(득점 8위)을 올리며 가라이와 함께 막강한 쌍포의 위력을 뽐내고 있다. 실제로 한국과의 1차전에서 둘은 33점을 합작했다. 여기에 ‘불혹의 센터’ 캐롤린 가타즈(40)가 66점(17위)으로 뒤를 받치고 있다. 세터 마크리스에서 가타즈로 이어지는 이동 속공, 아나 캐롤리나 다 실바(30)로 이어지는 B속공 호흡은 빠르고 파괴력이 있다. 특히 가타즈-실바의 센터진은 블로킹으로도 19점씩 38득점을 합작하며 이 부문 공동 3위에 나란히 올라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다소 주춤하지만 탄다라 카이세타(33ㆍ득점 16위)도 여전히 제 몫을 하고 있다. 가라이가 득점에선 김연경보다 적지만, 공격 성공률이 높은 이유다.

한국은 김연경 외에 양효진이 블로킹 공동 6위(17점)에 올랐을 뿐, 박정아가 득점 18위(65점), 김희진이 23위(52점) 정도다. 다만 조별리그에서 치러진 브라질전은 김희진ㆍ김수지가 부상 복귀 후 첫 경기였고, 이후 경기력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4강전에서는 예선과 다른 모습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리턴 매치가 성사된 4강전에선 경기 초반 1세트 분위기가 관건으로 보인다.

한국은 브라질과의 예선전에서 경기 시작 직후 박정아가 서브 폭탄을 견디지 못하면서 1세트 한때 5-19까지 끌려가는 등 무기력했지만 2, 3세트부터 좋은 경기력이 나왔다. 박정아는 최근 리시브 효율 및 성공률을 부쩍 끌어올린 상태다. 또 양효진-김수지의 중앙 블로커도 힘을 내야 한다. 당시 경기에서 블로킹 득점 10-3, 유효블로킹도 25-18로 완전히 밀렸다. 세터 염혜선의 깜짝 서브 득점도 기대한다. 염혜선은 서브 공동 3위(7득점)에 올라 있다.

강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