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의 주택 공약 얼개가 3일 공개됐다.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거주 기회를 갖는 ‘기본주택’ 100만 호를 포함해 주택 250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쟁자들은 벌써부터 기본주택 구상을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하면서 경기남ㆍ북도 분도론, 경기도 ‘100% 재난지원금’ 지급 등 주요 이슈를 놓고 이 지사를 겨냥한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값을 안정시키려면 공급 확대와 투기ㆍ공포수요 억제가 필요하지만, 공급 내용도 고품질 공공주택인 기본주택 대량공급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기본주택은 집을 소유하지 않은 국민의 경우 소득 등 자격조건을 따지지 않고 3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는 장기임대주택과 토지는 공공이 갖고 주택만 보유하는 토지임대부주택을 포함한 개념이다.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이 당 안팎의 고강도 비난에 직면했지만, 추가 ‘기본 시리즈’를 내놔 정책 차별성을 한층 부각시키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 지사는 당장 3기 신도시부터 전체 물량 50%를 기본주택으로 공급해 차기 정부 임기 안에 100만 호 공급을 달성하겠다는 로드맵도 제시했다. 공공임대주택 거주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불식시킬 보완책 역시 마련했다. 주택 크기를 33평(109.1㎡)형까지 공급하면 4인 가족이 역세권에서 평생 월세 60만 원 정도만 내고 살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 밖에 △기본소득토지세(국토보유세) 신설을 통해 실효 보유세율을 0.17%에서 1%로 높이고 △무주택자ㆍ실수요자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정책 신뢰 제고를 위해 부동산 백지신탁제 및 다주택 공직자 승진 제한 정책 등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른 주자들은 기본주택의 허점을 지적하며 즉각 역공에 나섰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자격 제한을 없앤 기본주택이 오히려 저소득층의 공공주택 입주 기회를 줄인다고 반박한다. 정 전 총리 측 관계자는 “기본주택은 취약계층의 기회를 오히려 박탈할 우려가 크다. 허술하기 짝이 없는 정책”이라고 직격했다.
경기 분도론, 경기도 100% 재난지원금 지급 등 이 지사와 관련된 의제를 두고 민주당 내 여진도 계속되고 있다. 분도를 제안한 이낙연 전 대표 측 배재정 대변인은 이날 “이재명 후보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의원들이 최근 발족한 국회 경기북도 설치 추진단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며 끝장 토론을 제안했다. 이 지사는 “분도를 하면 도지사 자리가 하나 생겨서 정치인과 고위 공무원만 일자리가 생긴다”고 맞받았다. 또 친문재인계 김종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역별 재정격차에 따라 지원금이 달라지면 국민 상생에 도움이 되겠느냐”면서 이 지사의 100% 재난지원금 추진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