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잡히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베트남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격리와 봉쇄 등 미봉책에 의존한 방역이 물류 등 산업 인프라를 마비시킨 결과다. 베트남 정부는 자체개발 백신을 조기 승인해 이번 사태를 극복하겠다는 복안이지만, 이미 속도가 붙은 기업 도산과 실업난까지 완전히 해결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3일 베트남 보건부에 따르면, 베트남은 전날 7,455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베트남은 지난달 25일 이후 열흘째 7,000명 안팎의 감염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피해가 가장 심각한 곳은 호찌민이다. 호찌민은 지난달 9일 시민들의 이동과 외출을 금지한 '16호 지시령'을 발동한 뒤 같은 달 26일 야간통행까지 금지했으나, 6일 연속 4,000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는 베트남 경제의 근간마저 흔들고 있다. 베트남 외국인투자청에 따르면, 지난 4~7월 베트남을 향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40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7.8% 감소했다. 베트남 수출입의 중심인 호찌민 등 남부 지역의 봉쇄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기존 투자는 물론 신규 프로젝트도 줄줄이 중단된 탓이다. 주베트남 유럽상공회의소 역시 올 2분기 베트남 경영환경평가지수(Business Climate Index)를 1분기 대비 30포인트 낮춘 45.8포인트로 책정했다. 물류 등 기초 산업망이 제 기능을 못하는 현 시점의 베트남에선 기업 경영이 매우 어렵다는 의미다.
베트남 경제의 큰 물줄기인 FDI 감소는 코로나19 확산과 맞물려 연쇄 도산과 실직 사태까지 불러왔다. 실제로 올 상반기에만 7만여개의 현지 기업이 문을 닫았으며, 2분기에는 120만명이 직장을 잃었다. 여기에 봉쇄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지난달 서비스산업 소매 판매 매출은 전월 대비 8.3% 감소했다. 투자와 물류가 막혀 공장이 문을 닫고, 실직자가 늘면서 현물 경제까지 위축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다급해진 베트남 정부는 올해 말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던 자체개발 백신(나노코백스)을 긴급 승인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보건당국과 국제의학계의 추가 검증을 신속히 진행, 이달중에는 자체 백신을 자국민들에게 접종하겠다는 것이다. 베트남 정부는 자체 생산 물량을 포함, 내년 4월까지 9,600만명 인구의 70%에 해당되는 1억5,000만회분의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