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 나라' 대한민국, 올림픽 등반 초대 챔피언 향해 출격

입력
2021.08.03 10:56
첫 정식 종목 채택된 스포츠클라이밍
3,4일 예선 치르고 5,6일 결선
남자부 천종원 여자부 서채현 출격


국토의 70%가 산으로 이뤄져 등산을 취미 삼고 암벽 등반 저변도 넓어지고 있는 대한민국은 초대 올림픽 초대 등반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을까. 2020 도쿄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스포츠클라이밍 대표팀을 이끄는 이창현 감독은 “안전히 예선을 통과한 뒤 결선에서 제 실력만 발휘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스포츠클라이밍 대표팀이 3일 일본 도쿄 아오미 어반 스포츠파크에서 시작되는 남자부 예선을 시작으로 올림픽 무대서 역사적인 첫 발을 내딛는다. 한국 대표로는 남자부에 천종원(25)이 나서고, 여자부에선 고교생 서채현(18)이 출전한다. 지도자로는 이창현 감독, 박희용 코치, 김상아 트레이너가 합류해 총 5명의 선수단이 꾸려졌다.

도쿄 현지에서 적응훈련을 마친 이창현 감독은 3일 본보와 전화인터뷰에서 “예선을 잘 치르면 결선 당일 컨디션이나 변수가 많을 수 있다”며 “다른 나라 선수들도 훈련을 많이 했겠지만, 우리 선수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비대면 훈련을 하는 등 어려움 속에서도 참고 또 참아가며 잘 따라와줬다”고 했다.

스포츠클라이밍은 스피드와 볼더링 리드 3종목으로 국제 대회가 치러진다. 도쿄올림픽에서는 3종목을 모두 치러 합산 점수로 순위를 결정하는 콤바인 종목으로 펼쳐지며, 세 종목의 순위를 모두 곱해 가장 낮은 숫자를 얻은 선수가 우승한다. 이번 대회엔 남녀 콤바인 각각 1개씩의 금메달(총 2개)이 걸려있는데, 천종원은 볼더링이 주종목이고, 서채현은는 리드가 주종목이다. 2024년 파리 대회에선 스피드 종목만 따로 분리되고 볼더링과 리드를 묶은 콤바인 종목에 별도의 메달이 걸리게 돼 우리 선수단의 이번 대회 경험은 3년 뒤 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산악연맹은 서채현과 천종원 모두 메달권 진입을 기대하고 있다. 천종원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콤바인 우승자고, 서채현은 2019년 월드컵 리드 종목에서 4연속 우승한 유망주다. 이 감독은 “두 선수가 장점을 지닌 주종목 외에 다른 종목에 대한 부분도 보완을 충분히 했다”고 전하면서 “선수들 컨디션은 매우 좋다”고 했다. 일본이 가까워 따로 시차적응을 하지 않았던 점, 그리고 최근까지 무더위가 이어지는 한국 날씨도 선수들의 현지 적응엔 오히려 도움이 됐다는 게 이 감독 설명이다.

스포츠클라이밍에는 남자 20명, 여자 20명이 출전해, 예선을 통과한 남녀부 각각 8명의 선수가 결선을 치러 메달의 색깔을 결정한다. 이 때문에 자신의 주 종목에서 반드시 1위를 하고, 나머지 두 종목에서 선전을 펼쳐야만 메달권을 바라볼 수 있다. 볼더링과 리드의 코스는 철저하게 보안이 유지된다. 선수들은 자신의 순서 때까지 대기실에서 격리돼 기다리다가 실전에 나서 잠깐의 ‘루트 파인딩’ 시간을 가진 뒤 코스를 공략한다. 이 감독은 “제일 큰 관건은 떨지 않고 경기하는 것”이라며 “모든 선수들이 큰 대회를 치러봤다지만, 올림픽은 처음이라 주가 부담을 털어내고 연습한 실력을 발휘하는지도 중요한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도쿄= 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