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육상 트랙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13g 무게의 센서를 배번에 착용한다. ‘모션 센서’로 불리는 신용카드 절반 정도 크기의 장치는 코스 주변에 배치된 여러 수신기와 상호작용해 선수들의 실시간 위치, 속도, 가속도, 감속도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한다.
최근 일본 도쿄에서 만난 올림픽 공식 타임키퍼 오메가의 알랭 조브리스트 타임키핑 CEO는 “이 센서 덕분에 선수들이 경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어떤 활약을 보였는지, 작은 부분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며 “이 데이터들은 선수들과 코치들에게 좋은 정보가 되고, 곧바로 중계 팀에도 전달된다”고 했다. 신기술을 통해 선수들은 기량 향상을, 시청자들은 보다 질 높은 정보를 받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조브리스트는 “기술 도입은 경기의 전체 스토리를 전달하기 위함”이라면서 “경기의 전체 과정을 데이터를 통해 뒷받침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이 어디서 시간을 벌었고 시간을 놓쳤는지 확인하면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진다”며 “이제까지는 항상 결과만 있었지 그런 적(스토리가 전달된 적)은 없었다”고 했다. 그는 “현재 13g인 이 센서 무게도 앞으로 더 가벼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메가에 따르면 센서를 활용하지 않는 스포츠 종목 같은 경우, 컴퓨터 기술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선수들의 위치와 동작을 감지한다. 그는 “예를 들어, 수영장 제일 위쪽에 설치된 카메라로 전체 수영장을 찍어 실시간 속도, 가속도, 감속도, 턴 할 때 물 안에서 사용한 시간, 스트로크 수 등이 모두 파악된다”고 했다. 승마에서도 똑같은 기술로 말의 위치나 움직임을 파악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도입되는 스포츠클라이밍과 서핑, 스케이트보드 시간 계측 시스템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가운데서도 남자부 천종원(25)과 여자부 서채현(18)이 나서는 스포츠클라이밍은 특히 시간 측정 시스템이 오작동할 경우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종목이다. 조브리스트는 “지금까진 수영만이 선수들이 직접 터치패드를 사용해 본인의 기록을 멈춰야 하는 유일한 종목이었지만 클라이밍에도 이런 형식이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회에 대해 “관중이 있든 없든 최선을 다해 우리 역할을 하려고 한다”며 “모든 선수들에게 아주 정확한 기록을 제공하는, 우리 목표는 언제나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