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대선후보 왕좌는 나의 것'... 윤석열·최재형 질주 시작

입력
2021.08.0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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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과 보수진영의 대선후보'라는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본격 경쟁이 시작됐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기습' 입당 사흘 만인 2일 이준석 대표와 뒤늦은 상견례를 가졌다. 국회의원, 당직자들을 차례로 만나 '국민의힘 대선주자'로서 신고식을 치렀다.

최 전 원장은 여의도 대선캠프를 언론에 공개하며 '소통'을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의 '빠른 세 불리기'를 경계하는 동시에 윤 전 총장 스타일과 차별화하려는 전략이다.

◇지지 구한 윤석열… 덕담하지 않은 이준석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윤 전 총장 입당식. 이 대표는 "대선주자가 갈수록 풍성해지고 있다. 국민의힘 경선 버스에 탑승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반겼다. 그는 꽃다발을 건네며 환하게 웃었지만, 윤 전 총장을 치켜세우진 않았다. 지난달 15일 입당한 최 전 원장에게 "존경한다. 무한한 감사의 뜻을 밝힌다"고 덕담했을 때와 온도차가 컸다.

윤 전 총장이 입당 일정을 자신과 상의하지 않고 홀로 밀어붙인 데 대한 불쾌함을 표시한 것이다. 윤 전 총장도 이 대표에게 '해명'하려 애쓰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은 '신입 당원'으로서 당내 인사들을 두루 만났다. 오전엔 초선 의원들의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 참석해 의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거리를 좁히려 애썼다. 이어 국민의힘 당사와 국회 의원회관을 돌면서 당직자와 보좌진을 만나서는 "정치 초년생이니 많이 가르쳐달라"며 고개를 숙였다. 스스로를 '입당 선배'라 부르며 윤 전 총장을 견제한 최 전 원장을 의식한 행보로 해석됐다.


◇윤석열 보란 듯 '직접 소통' 강조한 최재형

최 전 원장은 여의도 대선캠프 사무실의 프레스룸을 언론에 공개했다. 국회와 먼 광화문에 대선캠프를 차리는 등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은 윤 전 총장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최 전 원장은 "직접 소통을 강화할 방법을 상의하겠다"며 현장 기자들과 일일이 주먹 악수를 나눴다.

언론 특보단 면면도 공개했다. '나는 국대다(국민의힘 대변인이다)'에 지원했다 탈락한 청년 대변인들을 대거 인선해 눈길을 끌었다. '120시간 노동' '부정 식품' 등 발언으로 청년 민심을 건드린 윤 전 총장을 염두에 둔 인선으로 보인다. 최 전 원장의 천하람 언론특보는 "패자부활전이 있는 세상을 만들어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최 전 원장은 최윤희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 예비역 군 장성들도 만나 한미연합군사훈련(한미훈련) 연기 등 안보 현안을 논의했다. 6·25전쟁 영웅인 고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의 아들로서 '강한 안보' 의제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김지현 기자
강유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