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여자 도마 부문에서 동메달을 딴 여서정(19·수원시청) 가족의 11년 전 방송이 화제다. 당시 아버지 여홍철(50) 경희대 교수가 "2020년 올림픽에서 딸이 메달리스트가 되는 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체조 입문 3개월차 9세 어린이였던 여서정은 2010년 9월 28일 가족과 함께 KBS 교양프로그램 '여유만만'에 출연했다. 그가 '체조 신동'으로 주목받게 된 계기와 훈련 장면 등이 방영됐다.
앞서 여서정은 본격적인 훈련을 받기 전에도 체조 선수로서 자질을 보였다. 같은 방송사의 '출발 드림팀'에 출연해 자신의 키보다 높은 1m25㎝ 높이뛰기를 수월하게 해내면서다.
여서정은 방송에서 "6, 7세부터 체조선수가 꿈이었다"며 "훌륭한 국가대표가 돼서 메달을 많이 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버지 여 교수도 "운동을 시작했으니 기대하는 게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2020년 올림픽에서 메달리스트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여서정이 '2'자와 연관이 좋다며 2002년 2월 20일 2시 15분생"이라고도 덧붙였다.
진행자 박수홍씨가 "2020년에 이 자리에 앉아 있는 나도 나오겠네"라며 너스레를 떨었는데 그말이 현실이 됐다.
해당 방송은 여서정이 메달을 딴 1일 'KBS 교양' 유튜브 채널에 게재됐는데, 하루도 채 지나지 않은 2일 오전 7시까지 41만여 명이 시청했다.
여 교수는 딸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도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도 2020년 올림픽을 언급하며 북돋았다.
여 교수는 당시 "여서정은 이제 출발점에 서 있다. 2020년 도쿄올림픽과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계속 달려가야 한다"며 "부모로서 지켜보고 도와주는 것밖에 할 게 없다"고 말했다.
1일 가족의 꿈이 현실이 되자 여 교수는 경기를 해설하면서 "'여홍철의 딸 여서정'이 아니라 '여서정의 아버지'로 불리고 싶다"며 딸을 응원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여서정도 "솔직히 아빠로 인해 보는 시선들이 많았다. 더 열심히 준비해서 아빠를 이겨보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여서정의 동메달은 한국 여자 체조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다. 동시에 여서정 가족은 한국 최초 '부녀(父女)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아버지 여 교수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