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 "병실 점차 줄고 있어... 비수도권 병상 효율 높인다"

입력
2021.07.3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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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4차 유행 규모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입원해야 하는 병상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중증 환자 전담 병상은 전국에 370여 개밖에 남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병상 운영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비수도권 병상 배정 체계를 점검하기로 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30일 열린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신규 확진자가 하루 1,000명을 넘은 지 24일이 지나 점차 병실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29일 오후 5시 기준 중증 환자 전담치료병상은 총 801개 중 47%인 379개, 중등도 환자가 이용하는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은 전국 8,177개 중 27%인 2,228개가 이용 가능하다. 무증상이나 경증 환자가 가는 생활치료센터는 30일 0시 기준 1만5,520개 병상 중 37%인 5,787개가 비어 있다. 모든 병상이 절반 이상 차 있는 것이다. 대전, 세종, 강원, 충남, 전남, 경북, 제주 등 확진자가 급증하거나 의료 자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자체에는 가용한 중증 환자 병상이 한 자릿수밖에 남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비수도권에서 증상 정도에 따른 환자 분류가 원활하지 않다는 점도 병상 운영에 어려움을 주는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굳이 입원 치료까지 필요하지 않은 환자를 생활치료센터가 아니라 감염병 전담병원에 입원시키는 경우가 있다는 얘기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28일 기준 수도권 환자의 83%가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반면, 비수도권에서는 49%만 생활치료센터를 배정받았다. 환자의 병상 이용 비중이 수도권에 비해 비수도권이 훨씬 높은 것이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환자 분류·입소 체계가 원활하게 현장에서 작동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중앙 부처 차원에서도 비수도권 병상배정팀을 만들어 각 지자체, 권역별 지원을 강화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 상태가 호전된 코로나19 입원 환자를 생활치료센터로 옮긴 감염병 전담병원(전국 72곳)에는 내달 1일부터 지원금도 지급하기로 했다. 올해 1~3월 한시적으로 시행됐던 이 '인센티브' 사업은 최근 4차 유행으로 병상 간 순환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번에 다시 시작돼 10월까지 지속된다.

병상 부족 우려가 커지자 코로나19 응급 환자 대응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통제관은 이에 대해 “전국 959개 응급의료기관엔 격리병상 설치가 의무화됐고, 시설을 탄력적으로 활용해 코로나19 의심 응급 환자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