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구함, 남자 -100㎏급 은메달…중량급서 17년 만의 쾌거

입력
2021.07.29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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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도 자존심 조구함(29·KH그룹 필룩스)이 일본 유도의 심장 ‘무도관(武道館)’에 태극기를 걸었다. 결승에서 골든스코어(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무려 9분 35초의 혈투를 벌였으나 한판을 허용, 은메달에 그쳤다. 자신이 목표했던 최상단은 아니지만 2004년 아테네올림픽(당시는 95㎏ 이하급) 장성호(43) 이후 17년 만에 유도 중량급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조구함은 29일 일본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100㎏ 이하급 결승에서 세계랭킹 5위 에런 울프(25)에 한판패를 당했다. 상대는 조구함(6위)보다 한 계단 높은 선수지만, 세계랭킹 20위권 내 모든 선수들의 기량이 출중해 그리 주눅 들 이유는 없었다. 준결승에서 절반승으로 꺾은 조르즈 폰세카(29·포르투갈)도 세계랭킹 2위였다.

결승전은 팽팽히 전개됐다.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에런 울프는 발기술이 능한 선수로 평가되는데, 조구함은 철저한 분석으로 그의 공격을 막아내며 자신의 특기인 업어치기 기회를 노렸다. 조구함은 경기 시작 후 39초 만에 울프와 지도(반칙) 1개씩을 받았고, 이후 힘 싸움을 하면서 정규시간 4분을 모두 보냈다.

조구함은 골든스코어 49초에 소극적인 공격을 펼쳤다는 이유로 두 번째 지도를 받으며 밀리는 듯했지만, 울프도 골든스코어 1분 30초에 깃 잡기 반칙으로 역시 두 번째 지도를 기록했다. 이후 두 선수는 체력이 바닥날 때까지 힘 싸움을 펼쳤지만, 조구함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골든스코어 5분 35초에 통한의 안다리 후리기를 내주며 한판패를 기록했다. 조구함은 한참을 무도관 한가운데에 누워 있다가 일어서서 에런 울프의 손을 들어주며 축하했다.

한편 앞서 열린 유도 여자 78㎏ 이하급에선 윤현지(27·안산시청)가 4위를 기록했다. 세계랭킹 23위인 윤현지는 16강전에서 세계랭킹 7위 나탈리 파월(영국)을, 8강전에서 5위 휘셔 스테인하우스(네덜란드)에 연달아 한판승을 거두는 파란을 일으켰지만 마지막 두 판에서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도쿄= 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