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용산 미군기지 4분의1 돌려받는다... '쪼개기 반환' 탓 공원 조성 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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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30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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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용산기지 50만㎡ 반환 합의

한미가 내년 초까지 50만㎡ 규모의 서울 용산 주한미군 기지 반환을 추진한다. 전체 용산 미군기지 면적(196만7,582㎡)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하지만 ‘쪼개기’식 반환 탓에 용산기지 부지에 2027년까지 대규모 공원을 조성하려던 정부 계획은 계속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한미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장인 고윤주 외교부 북미국장과 스콧 플로이스 주한미군 부사령관은 29일 공동성명을 내고 “상당 규모의 용산기지 반환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용산기지 땅 약 50만㎡를 2022년 초까지 반환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제201차 SOFA 합동위원회를 통해 서울과 경기 일부, 대구 남부, 경북 포항 등에 산재해 있는 미반환 미군 기지 12곳을 돌려받기로 미국 측과 합의했다. 뉴욕 센트럴파크 면적의 70%에 달하는 용산기지는 12곳 중 가장 규모가 큰 단일 기지다.

미군 상당수 상주... 반환 완료 시점 특정 못 해

용산기지는 한미연합사령부가 위치한 노스포스트와 생활 시설이 들어선 사우스포스트로 구분된다. 이날 합의된 반환 구역 대부분은 사우스포스트에 속한 운동장, 학교, 장교 숙소 등으로 전해졌다.

양측 위원장은 미군이 더는 사용하지 않는 기지를 반환하고, 미국 측이 요청한 시설ㆍ구역의 공여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사용이 종료된 용산기지 구역의 이전 및 방호 조치가 완료된 뒤 반환 가능한 곳부터 파악할 방침이다.

문제는 이런 단계적 반환 합의가 우리 정부의 용산기지 활용 구상과 상충할 소지가 크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는 용산기지 전체 반환을 전제로 2027년까지 243만㎡ 규모의 ‘용산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미국에 빌려준 땅을 국민 품으로 돌려준다”는 취지다.

2017년부터 공원 조성에 돌입해 10년 안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용산공원정비구역 종합기본계획’도 2011년 마련했다. 하지만 미군기지 이전이 늦춰지면서 완료 목표 시점은 그대로 두되, 1단계 사업 추진을 2년 연기하는 쪽으로 계획이 일부 수정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초 계획은 2017년 이전에 반환 완료를 전제로 수립됐기 때문에 벌써 최소 4년은 지체됐다”며 “부지를 돌려받는 대로 조속히 공원 조성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는 지금도 충분히 늦었다는 입장이나, 이날 성명에는 기지 반환 종료 시점이 적시되지 않았다. 사업 착수가 훨씬 더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한미연합사 등 주한미군이 여전히 용산기지 내 상당수 시설을 이용 중인데 반해, 이들이 옮겨갈 캠프 험프리(평택 기지) 대체 설비는 완공되지 않은 탓이 가장 크다. 외교부 당국자는 “용산기지에서 일하는 병력을 빼내려면 캠프 험프리 관련 시설이 구비돼야 하지만, 변전소와 수도 등 인프라 구축이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체 부지 시설이 언제 완공될지 특정하기 어려운 만큼 용산기지 반환 완료 시점을 못 박기도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남은 용산기지 부지 반환 역시 빠지는 병력 규모에 맞추는 쪼개기식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어 2027년 공원이 들어서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비관론이 팽배하다.

환경오염 비용 분담도 평행선

절차를 떠나 미군기지 반환의 최대 쟁점인 환경오염 정화 비용을 누가, 얼마나 부담하느냐를 두고도 한미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정부는 2009년 합의한 공동환경평가절차서(JEAP)에 따라 조사를 거쳐 확인된 오염은 미군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 측은 SOFA 조항(4조)에 근거해 ‘미국은 구역 반환 시 원래 상태로 회복 또는 보상할 의무를 지지 않는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 당국자는 “단기간에 합의될 문제가 아니라 인내심을 갖고 협의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음을 인정했다.


조영빈 기자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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