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한마디로 '윤끈끈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학재 정무특보가 29일 들려준 얘기다. 냉정한 강골 검사로 각인됐지만 의외로 친화력이 좋고 소탈하다는 게 윤 전 총장에 대한 이 특보의 평가다.
'윤석열의 사람들'에게 '인간 윤석열'에 대해 물어봤다.
윤 전 총장은 '직설화법'을 구사한다.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같은 귀에 콕 박히는 발언은 그를 스타로 만들었다. 그러나 정치인으로 변신한 뒤엔 스스로의 거침없는 '입'이 리스크가 됐다.
윤 전 총장 대선캠프에 합류한 인사들은 그의 화법이 단점보단 장점이라고 말했다. "직선적인 사람이라 술 몇 잔 먹고 누구와도 형님, 동생이 될 수 있는 스타일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꾸미지 않은 말로 사람들을 매료시켰는데, 윤 전 총장의 언어도 비슷하다."(이학재 특보)
윤 전 총장은 '반말'로 캠프 참모들과 거리를 확 좁힌다고 한다. 신지호 상황실 총괄부실장은 "'똥폼' 잡지 않아 사람 냄새가 난다"고 했다.
윤희석 대변인이 소개한 일화. "지난 27일 부산 방문 때 윤 전 총장이 참모들에게 가장 자주한 말은 '먹어, 먹어'였다. 윤 전 총장을 아직 어색해하는 참모들을 배려한 것이다. 자갈치시장에서 회를 못 먹은 걸 아쉬워하면서 '생선이 진짜 물이 좋던데, 정말 당겼는데...'라고 투정하듯 말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정치인 매너에 대한 조언을 스폰지처럼 흡수한다고 한다. 한 손으로 하는 악수에 익숙한 윤 전 총장은 부산 일정 중에 악수 방법을 바꿨다. "유권자들에게 더 낮은 태도로 다가가야 한다"는 조언을 듣고 두 손 악수를 하기 시작했다. 수첩에 빼곡하게 메모를 하며 '열공'도 한다.
윤 전 총장은 꼼꼼하게 계획된 일정보다 즉흥적 이벤트를 선호한다. 박민식 기획실장은 "부산 방문 때 윤 전 총장이 즉석에서 깡통시장에 가 보자고 하더라"며 "유권자들과 편안한 현장 스킨십을 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정치인의 외모는 커다란 자산이지만, 윤 전 총장은 외모 가꾸기에 아직 큰 관심이 없다고 한다. 헐렁하고 편한 옷을 좋아하고, 넥타이를 좀처럼 매지 않는다.
윤 전 총장은 대선 출마선언을 앞두고 '천안함 모자'를 쓰고 등장했다. 고도의 '패션 정치'로 읽혔다. 그러나 캠프 관계자는 "기념품으로 받은 모자를 별 생각 없이 썼다고 들었다. 워낙 외모에 관심이 없어 생긴 일"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요리와 동물을 좋아한다. 캠프 실무자들을 집으로 초대해 고기를 듬뿍 넣은 김치찜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한동안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강아지와 함께 있는 사진을 고를 만큼 애견인이기도 하다. 최근 대변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정치를 하지 않았으면 애견 카페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