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일본에서 1박에 2,600만 원에 달하는 5성급 호텔에 머무르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그러나 한 달 전만 해도 일본 언론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IOC와 협상 끝에 숙박비 전액을 IOC가 부담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한 달 전 알려진 것과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선수촌 시설과 방역 상황 등을 놓고 IOC에 대한 각국 선수단의 불만이 커지는 상황에서 IOC 수장으로서 바흐 위원장의 처신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비판도 나온다.
일본 주간지 슈칸겐다이(週刊現代)는 24일 "도쿄올림픽이 IOC 귀족들의 놀이터로 변했다"며 바흐 위원장의 도쿄 숙박 생활을 다뤘다.
슈칸겐다이 보도에 따르면 바흐 위원장이 묵고 있는 호텔은 도쿄 중심부에 있는 '오쿠라 도쿄'의 임페리얼 스위트룸으로 1박에 250만 엔, 한국 돈으로 2,600만 원에 달한다. 바흐 회장은 호텔 내부 실내 인테리어와 가구를 IOC 측이 가져온 것으로 바꾸고, 외국에서 불러온 별도 전용 요리사도 뒀다고 매체는 전했다.
매체는 IOC 규정상 하루에 최대 400달러(약 46만 원)까지 쓸 수 있다며, 2,500만 원이 넘는 차액은 일본 측이 지불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쿄올림픽조직위가 앞서 3월 경비에 1조6,440억 엔(약 17조1,460억 원), 이 중 IOC 간부들 접대비를 포함한 대회 운영비에 7,310억 엔(약 7조4,350억 원)이 들어갔다"며 "피해는 고스란히 일본 국민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5월 일본 언론은 바흐 위원장을 비롯한 IOC 간부들의 숙박 비용 문제를 다뤘다. IOC 간부들의 숙박 비용 대부분을 일본 측이 부담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그러나 한 달 뒤 IOC가 숙박 비용 전액을 부담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6월 11일 '간부들의 호텔 숙박비, IOC가 전액 부담하기로'란 제목의 기사에서 "'1박에 400달러를 넘을 경우 차액은 조직위가 보증한다'고 문서에 적혀 있는데, 도쿄올림픽조직위는 2017년 10월 방만한 대회 경비를 쓰고 있다는 비판을 수용해 IOC에 경비 삭감안을 제출했다"며 "그중 하나가 IOC 간부들의 숙박비 전액 부담이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당시 IOC는 "불평등 조약"이라며 크게 반발했지만, 도쿄올림픽조직위는 교섭 끝에 IOC의 양보를 얻어냈다. 다만 IOC는 개최 도시 계약 부속 조건에 '4·5성급 호텔 1,600실, 33박을 확보할 것'을 명시했고, 도쿄올림픽조직위는 이에 4·5성급 호텔 3개를 확보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다른 일본 언론은 일본 측이 IOC 간부들에게 개조한 고급 미니밴을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죠세이지신(女性自身)은 도쿄올림픽조직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바흐 위원장과 IOC 간부들에게 고급 미니밴과 알파드(도요타자동차의 미니밴) 최고 등급 차량이 나간다"며 "차 시트는 전부 가죽으로 꾸몄고, 차체에 올림픽 마크가 찍힌 특수 차량"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또 바흐 회장이 호텔을 드나들 때면 경찰 50여 명이 상시 대기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