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전지역 자전거 이용률이 10% 이상 늘었지만 주차장 등 관련 시설은 부족해 서둘러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7일 이재영 대전세종연구원 박사가 내놓은 '코로나19에 따른 대전시 교통부문 영향과 정책방향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대전지역 교통부문 하루 이용량은 전철 7만1,329명, 시내버스 28만7,705명, 타슈(공영자전거) 1,788회로 분석됐다.
이는 전년보다 전철은 34.5%, 시내버스는 29%, 자동차교통은 3.1% 각각 줄어든 것이다.
반면, 타슈는 유일하게 전년보다 11.6% 이용량이 늘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대중밀집도가 높은 교통수단은 기피한 반면, 야외활동과 개인공간이 보장된 자전거를 더 많이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대표적인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가 '코로나 시대'에 더욱 주목받고 있지만, 대전지역에는 자전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시설이 태부족하다.
행정안전부의 '2020년 자전거 이용현황'에 따르면 대전지역 자전거 주차 가능 대수는 7,822대로 17개 시·도 가운데 16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또 대전충남녹색연합이 최근 발표한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지하철역 주변 3,298개의 자전거 보관대 가운데 비가림막이 설치된 곳은 69%(2,260개)에 불과했다. 도난장치나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곳은 아예 없었다. 설문조사에 답변한 시민 222명 가운데 140명(65.1%)이 본인이나 가족의 자전거를 도난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시민들은 도난방지 대책으로 정보기술(IT)을 활용한 보관서 설치가 필요하다(104명)고 입을 모았다. CCTV와 실내보관소를 설치하자는 의견도 많았다.
보관대에는 방치 자전거도 많아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보관대에 주차된 1,402대 가운데 457대(33%)는 방치 자전거였다. 오토바이를 보관대에 주차하거나 오랜 시간 방치돼 아예 사용할 수 없는 자전거도 상당수였다.
지난 4월 자전거를 잃어버린 박모(29·대전 유성)씨는 "코로나로 전철이나 버스를 타는 게 겁나고, 환경보호를 하면서 운동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80만원 넘게 주고 자전거를 샀다가 잃어버려 지금까지 속상하다"며 "시민들이 안심하고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