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 협약식'에도 신경전 여전한 민주당 경선

입력
2021.07.29 04:30
27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들이 28일 ‘원팀 협약식’을 갖고 미래 지향적 정책을 제시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측을 중심으로 네거티브 검증이 격화하자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마련한 자리였다. 최근 이 지사의 '백제 발언',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이 전 대표의 입장 등을 두고 도를 넘는 공방전이 벌어져 경선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당 지도부와 선관위 측의 강력한 자제 주문 때문인지 각 후보자는 협약식 후 기자들을 만나 당의 분열을 경계하면서 원팀 정신을 강조하는 데 입을 모았다. 이 지사는 “우리가 경쟁하는 것이지 전쟁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에 열린 경선 본선전 첫 TV 토론에서 각 주자의 신경전은 가시지 않았다. 정책과 역량 검증에 집중하며 다소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는 듯했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뼈있는 말들이 오갔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서로 상대를 향해 상황에 따라 원칙을 바꾸거나 말 바꾸기를 하는 게 아니냐라는 공방을 벌였다. 말미에는 이 전 대표가 다시 이 지사의 '백제 발언'을 꺼내자 이 지사가 흑색선전이라고 반박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이 전 대표가 무슨 표를 던졌는지를 재차 따져 물었다. 이 때문에 원팀 협약식 도장이 마르기도 전에 네거티브 전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각 캠프가 이날 선언한 원팀 기조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지 알 수 없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간 지지율 싸움이 치열해 네거티브의 유혹이 큰 상황이다. 대선 경쟁에서 도덕성 검증을 피할 수 없고 이를 네거티브와 구별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사실에 입각한 논쟁을 벌여야 한다. 추측과 예단, 과장으로 서로 공격하면 앙금만 남게 돼 본선전에서 독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