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반대”였던 日 여론, 자국 선수 선전에 분위기 바뀌나

입력
2021.07.28 17:20
트위터 분석, 개막 후 긍정 게시물 늘어
먼지 쌓이던 응원 물품도 판매 급증

개막 당일에도 대규모 반대 시위가 열렸을 정도로 도쿄올림픽에 부정적이던 일본 여론이 자국 선수들의 메달 획득 소식이 이어지자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올림픽에 대한 긍정적인 게시물이 늘었고, 먼지만 쌓였던 응원 물품도 빠르게 팔려나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개막 전인 이달 18일부터 26일까지 트위터에 올라온 올림픽 관련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 개막 이후 긍정적인 내용이 더 많아졌다고 28일 보도했다. 20일까지는 부정적 게시물이 압도적이었으나 소프트볼 경기가 시작된 21일부터 달라지더니 개막 당일인 23일에는 부정적 게시물 수를 웃돌았다. 이후 매일 일본 선수들의 메달 성과가 잇따라 전해지면서 긍정적인 게시물이 급증했다.

23~27일까지 일본의 메달 수는 금 10, 은 3, 동 5 등 18개에 이른다. 트위터 재팬에 따르면 27일까지 가장 많이 거론된 선수는 탁구에서 17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제치고 혼합복식 금메달을 딴 미즈타니 준, 이토 미마 선수와 스케이트보드의 호리고메 유토 선수 등으로 나타났다.

‘올림픽 반대’ 분위기에 팔리지 않던 올림픽 관련 상품도 개막 후 관심이 달라졌다. 대회 스폰서로 일본 대표선수단의 공식 복장을 제작하는 아식스의 경우 22~25일 4일 연휴 동안 도쿄도 내의 직영점 고객 수가 전주의 2배에 달했다. 특히 응원 티셔츠 매출이 증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선수들의 선전으로 올림픽 분위기가 고조되자, 스가 요시히데 총리 및 자민당 정치인들도 지지율 변화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스가 총리는 메달리스트에게 직접 전화를 걸거나 축하 트윗을 올리고 있다. 지지통신은 정부 여당에서 “분위기가 좋다”(자민당 간부) “정권에 힘이 됐으면 좋겠다”(관저 간부) 등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내각 지지율이 호전되면 중의원 선거도 빨리 하고 싶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다른 자민당 간부는 “대회 분위기가 고조되더라도 정권에는 영향이 없다”고 냉정하게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신이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상에서도 “최근 스가 총리 트위터 게시물을 보면, 코로나19에 대한 것은 21일이 마지막이고 계속 올림픽에 대한 것만 올리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