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남원 유곡리·두락리 고분군’ 발굴 성과가 공개됐다.
28일 문화재청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전북 남원시에 위치한 사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제30호분에 대한 발굴조사 결과, 가야계 고분의 매장주체부(무덤 주인이 묻힌 무덤의 중심 공간)와 부장곽이 확인됐고 봉분 외곽에서 고려 시대 돌덧널무덤 1기가 추가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은 전북 지역에 위치한 대가야계 고분군으로, 영남 지역의 가야 고분군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에 있다. 특히 제30호분은 고분군 내에서 규모가 큰 고분에 속하며, 금동신발과 청동거울 등이 나왔던 32호분과 가까워 남원 아영면의 가야문화를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던 곳이다.
매장주체부는 도굴이 이뤄졌으나, 쇠 화살촉 다발과 토기 조각의 일부가 확인됐다. 바닥에서는 일종의 깃발꽂이인 사행상철기와 5~6세기대 신라·가야 고분에서 많이 출토되는 칼집 끝 장신구인 초미금구가 발견됐다.
도굴이 이뤄지지 않은 부장곽에서는 대가야 양식의 기대(그릇을 올려놓는 데 쓰던 받침)와 항아리 30점이 다량으로 출토됐다. 항아리에서는 서해와 남해에서 잡히는 우럭조개와 피뿔고둥이 나왔는데, 이를 토대로 당대 식문화와 남원지역을 중심으로 한 교역망을 추정해 볼 수 있게 됐다.
무덤은 시신을 안치한 매장주체부 주위를 흙둑처럼 볼록하게 쌓은 후 그 내부를 흙으로 채워 완성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봉분 내부는 작은 흙덩어리를 교차시켜 쌓아 올렸는데, 이러한 방법은 경산, 고령, 함안 등지의 가야고분에서도 관찰되는 기법이다.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의 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다른 지역의 고분 축조 기술과 비교 연구를 통해 토목공학적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전라북도, 남원시와 협력해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을 비롯한 전북지역 중요 문화유산에 대한 학술조사도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