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6관왕을 노리던 미국 기계체조의 간판 스타, 시몬 바일스(24) 선수가 첫 관문을 넘지 못했다. 바일스는 27일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에 출전했지만 도중에 기권했다. 이로써 단체전에 걸린 금메달은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선수들에게 돌아갔다.
이날 바일스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종목인 도마에 출전했지만 매우 낮은 점수(13.766점)를 기록했고 그 이후로 경기에 참여하지 않았다. 미국 매체인 야후스포츠에 따르면 바일스는 경기를 마치고 트레이너와 함께 현장을 떠났다가 곧 경기장으로 돌아왔지만 이내 점퍼를 입고 남은 종목 경기에 참여하지 않았다. 단체전은 팀당 3명의 선수가 도마와 이단평행봉, 평균대, 마루운동의 4개 종목에 출전하고 이들의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가린다. 여자 기계체조에는 단체전을 포함해 개인종합, 도마, 마루운동, 이단평행봉, 평균대 등 모두 6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미국체조협회는 “바일스가 의학적인 이유로 단체전 남은 종목을 기권했다”면서 “날마다 상태를 점검할 것”이라고 해 부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서 야후스포츠는 ‘바일스가 육체적 문제가 아닌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다’는 NBC의 보도를 전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금메달은 ROC에게 돌아갔다. 바일스가 빠지면서 미국 대표팀의 3개 종목 점수가 경쟁상대들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다. ROC는 4개 종목 합계 169.528점을 획득해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한 미국(166.096점)과 영국(164.096점)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ROC는 사실상 러시아 대표팀이다. 러시아는 과거에 도핑 샘플을 조작한 것이 적발돼 내년까지 국제 종합대회에서 국가명과 국가의 사용을 금지 당했고, 때문에 선수들은 ROC 이름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이로써 러시아(ROC)는 소련 해체 이후 ‘단일팀’이라는 이름으로 출전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29년 만에 단체전 정상을 되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