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이상 증상 개선"…대웅제약 '먹는 코로나 치료제' 개발 속도 붙나

입력
2021.07.27 17:25
'코비블록' 임상 2b상 톱라인 결과 발표
전체 환자 대상 통계적 유의성 확보는 실패
50대 이상 연령에서 호흡기 증상 개선 효과
국내 제약사, 경구용 치료제 개발에도 가속도

대웅제약이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가칭 '코비블록'(성분명: 카모스타트)의 임상 2b상 톱라인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전체 환자에게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50대 이상 연령에서는 증상 개선 효과가 보였다는 설명이다. 부광약품, 신풍제약 등이 먹는 코로나 치료제 임상 2상을 완료한 가운데 대웅제약도 이번 결과를 토대로 코비블록 개발에 속도를 낼지 이목이 쏠린다.


임상 2b상 톱라인, '절반의 성공' 평가

대웅제약에 따르면 이번 임상시험은 국내 24개 기관에서 올해 2~7월 코로나19 경증환자 342명 중 카모스타트 또는 위약을 복용한 32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 카모스타트나 위약을 제공량의 70% 넘게 복용한 환자의 경우 임상적 증상 개선에서 통계적 유의성이 확인됐다. 기침이나 호흡곤란 증상이 있는 환자 175명의 증상 개선 시간은 카모스타트군이 5일, 위약군이 8일로 약 40% 단축됐다. 특히 중증으로 전이될 확률이 높은 50대 이상 환자에게서 호흡기 증상 개선에 걸리는 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다만 이번 임상 톱라인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체 환자군을 놓고 보면 임상적 증상이 개선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카모스타트군이 7일, 위약군이 8일로 두 집단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대웅제약은 "경증환자의 경우 증상 관리가 잘 되고, 자연 치유 비율이 높아 증상 개선에 걸리는 시간의 차이를 확인하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먹는 치료제 개발, 어디까지 왔나

제약업계에서는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가 방역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게임체인저'로 꼽힌다. 경구용 치료제는 편의성과 신속성이 뛰어나 환자 수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통상 병을 다룰 때는 백신과 주요 치료제 외에 해열제, 항생제 등 여러 방면에서 다양한 치료제를 복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며 "항체치료제와 백신은 갖춰졌지만 결정적으로 전파력을 낮출 경구용 치료제는 전무해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의료체계 안정화를 위해서도 경구용 치료제는 필요하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무증상·경증 환자의 자가치료가 가능해지면 생활치료센터 입원 환자를 대폭 줄여 인력 부담을 낮추고 중증환자 치료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제약사들의 개발 열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부광약품은 이달 중순 2상을 완료하고 현재 데이터 수집 및 결과를 정리 중이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 2상 결과를 발표하고 관계기관과 협의해 차후 과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풍제약은 3상을 진행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렸다.

대웅제약은 올 하반기 2b상 전체 결과를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전체 결과를 분석한 후 조건부허가, 혹은 3상 진행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나아가 중증 코로나19 환자 대상 렘데시비르 병용요법, 바이러스 노출 후 예방 등 여러 방향의 연구를 진행해 카모스타트를 다방면에 활용할 코로나19 종합치료제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코로나19의 감염경로 자체를 차단할 수 있는 비강 분무 제형 개발, 다른 치료제와 병용 연구 등 가능한 옵션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