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굵은 선제적 4단계' 강릉형 방역 절반의 성공

입력
2021.07.27 22:00
강릉시, 대규모 감염원 차단 3단계 적용
강원도·질병청 "안심 일러 4단계 유지를"
강릉시 "신규 확진자 추이 보며 조정 검토"

전국 비(非)수도권 가운데 처음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자발적으로 적용했던 강원 강릉시가 27일 정부와 강원도의 유지 권고에도 3단계 방역수준을 적용키로 했다. 하지만 지난 26일부터 다시 두 자릿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등 지난 1주일간의 '짧고 굵은' 방역 성과엔 의문부호가 붙는다.

김한근 시장은 이날 유튜브 브리핑을 통해 "단순히 확진자 수만 가지고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며 "시민 안전에 최우선을 두면서 강화된 3단계 조치를 취하며 추이를 지켜본 뒤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거리두기를 하향 조정하되, 4단계 복귀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강릉시는 젊은 층이 많이 찾았던 시내 업소 등을 통한 대규모 바이러스 확산 위험이 줄어든 것으로 판단했다. 여름 휴가철 성수기를 맞아 사실상 '셧다운' 조치나 다름없는 4단계 조치를 연장할 경우 1만8,000여 명에 이르는 자영업자들이 타격을 입는다는 점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강릉시 관계자는 "최근 위중증으로 악화된 사례가 1건도 없다는 점도 고려했다"며 "다만 강원도 등과 협의를 통해 거리두기 단계를 다시 조정할 수도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앞서 강릉시가 19일부터 시작한 선제적 4단계 도입을 두고는 절반의 성공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는 시민과 자영업자들 협조 속에 교동택지 내 주점 등지에서 숨은 감염자를 빨리 찾아냈다. 특히 식당과 카페 영업을 수도권보다 2시간 앞당긴 오후 8시로 제한하는 초강력 조치 및 찾아가는 검사소를 운영하며 코로나19 확진자를 한 자릿수로 줄였다.

그러나 질병관리청과 강원도는 아직 진정세에 접어들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강릉의 이날(오전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6명에 달한다. 영농활동을 하던 외국인 10명과 내국인 연쇄감염이 이어진 결과다. 하루 5, 6명에 그치던 확진자가 급증하자, 강원도와 질병관리청은 4단계를 유지해 줄 것을 강릉시에 요청했다.

강릉시는 이에 대해 "동시다발적으로 번지던 1주일 전과 달리 최근엔 외국인과 자가격리자, 가족 간 감염 등으로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은성 기자